신국환(辛國煥) 산자부 장관이 16일 입각 전 몸담았던 자민련의 김종필(金鍾泌) 총재와 이한동(李漢東) 전 총리의 회동에 참석한데다 취재 기자들에게 폭언까지 해 파문을 낳고 있다.한나라당은 기다렸다는 듯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중립내각 주장이 허구임을 드러낸 사건”이라며 자질시비까지 보태 즉각 사퇴공세에 나섰다.
신 장관은 15일 저녁 서울 신라호텔 일식당에서 열린 JP와 이 전 총리의 만찬회동에 참석한 뒤 나오는 장면을 방송기자들이 촬영하자 카메라를 손으로 막으며 멱살을 잡았다.
신 장관은 촬영이 계속되자 “이 XX들 너희들은 형도 없냐. 해도 너무 한다”며 막말까지 했다. 신 장관은 이날 모임이 끝난 뒤 나오려다 기자들이 있는 것을 보고 근처 화장실에서 30분 가량 머문 뒤 다시 나왔으나 남아있던 기자들이 카메라를 들이대자 과잉반응을 보인 것이다.
신 장관은 청와대와 한나라당 간에 중립내각 시비가 끊이지 않는 미묘한 시기에 특정 정치인들의 모임에 참석한 것이 공개되자 매우 당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이날 모임이 종로의 한정식집으로 돼있다가 갑자기 바뀐 것도 JP가 신 장관의 참석이 노출되는 것을 꺼렸기 때문이라는 후문이다.
이와 관련 신 장관은 16일 “JP가 이 전 총리의 노고를 위로하는 모임에 참석해 달라고 해 사적인 입장에서 참석하는 게 도리라고 판단했다”며 “언론의 관심이 지나쳐 자제를 당부하는 과정에서 언쟁과 마찰이 있었던 점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신 장관은 DJP 공조 시절인 2000년 8월 ‘자민련 몫’으로 산자부 장관에 임명
된 뒤 지난해 3월 물러났으나 그 해 11월 하이닉스반도체 구조조정특위 위원장을 맡으면서 자민련을 탈당했으며, 올 1월29일 재입각했다.
7ㆍ11 개각이후 내각의 중립성을 시비할 소재 찾기에 고심하던 한나라당은 재빨리 대응했다. 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은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신 장관이 특정 정치인의 만남에 배석한 것은 중립내각의 취지를 의심케 하는 일”이라며“특히 신 장관이 언론에 발각된 뒤 기자의 멱살을 잡고 폭행한 것은 자질시비까지 낳는다”고 날을 세웠다.
김상철기자 sckim@hk.co.kr
이동국기자 eas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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