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은행이 ‘깍쟁이’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몸부림 치고 있다.뉴브리지캐피털이 인수한 이후 3년여 동안 국민들 뇌리에 각인된 부정적 이미지를 씻지않고서는, 시중은행간 치열한 경쟁의 틈바구니에서 살아 남기가 힘들다는 판단 때문이다.
제일은행은 이달초 ‘홍명보 장학재단’에 5억원을 출연하는 한편 ‘홍명보 장학통장’을 곧 출시하기로 했다. 또 전 직원들이 올 1년 동안 월급에서 일정액을 내 1억5,000만원을 만들고, 여기에 은행이 1억5,000만원을 추가해 총 3억원을 복지재단에 기부하는 ‘한사랑 캠페인’도 벌이고 있다.
그동안 내부적으로 검토해오던 대금업 진출 여부도 ‘없던 일’로 최종 결론을 내렸다. 씨티ㆍ국민ㆍ한미ㆍ신한 은행 등이 이미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지만, 고금리 대금업을 할 경우 은행 이미지에 마이너스 효과를 낼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제일은행 고위 관계자는 “뉴브리지캐피털의 헐값 인수 및 과도한 풋백옵션(사후손실보전) 청구 논란과 호리에 전 행장 시절의 각종 ‘깍쟁이 정책’으로 대국민 이미지가 부정적”이라며 “한국 사회에 대한 기여도를 높여 이미지를 바꾸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제일은행의 이미지 쇄신에는 로버트 코헨 행장도 톡톡히 역할을 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월드컵 기간 시청일대에 응원을 나온 붉은 악마들에게 생수를 나눠주고, 대열에 끼어 직접 응원을 하기도 했다. “한국인들의 질서정연한 응원에 감명 받았다“며 프랑스신문 등에 게재된 한국 관련 기사를 번역해 임원들에게 돌리기도 한 코헨 행장은 최근에는 9월 부산아시안게임에서 한국팀을 후원하는 방안을 마련하라는 특명을 내리기도 했다.
유병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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