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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 out / 미스 월드컵

입력
2002.07.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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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여기 스타를 꿈꾸는 여자 가수지망생이 있습니다.얼굴 몸매 훌륭하고 백 댄서와 DJ 활동 경력도 있습니다. 가다듬으면 스타가 될 가능성은 있지만, 꼭 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한국의 월드컵 4강전이 열리던 날, 그녀는 밝고 건강하게 꾸미고 경기장을 찾았습니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응원하는 모습이 외신기자의 카메라에 찍혔고 그 사진은 국내 언론에 대문짝만하게 소개되었습니다.

그리고 월드컵이 끝난 지 겨우 보름이 지난 지금 그녀는 미디어의 주목을 가장 많이 받는 인물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미스 월드컵’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77년생, 이름 심민아 등 하나 둘 신상이 공개되었고 왁스와 자두가 소속된 제이엔터컴이라는 기획사에서 9월쯤 미나라는 이름으로 음반을 낼 계획도 알려졌습니다.

급기야 지난 주에는 기자회견까지 열었습니다. 신데렐라가 따로 없습니다.

사람들은 그녀를 두고 대단한 운을 잡았다고도 하고 모두 기획사가 만들어낸 고도의 마케팅이라고도 합니다.

하지만 그녀의 등장이 운이냐 작전이냐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습니다. 사진이 찍히고 난 다음부터는 명백히 작전이니까요. 기획사가 나서서 언론사에 적극적으로 홍보를 했습니다.

한 장의 예쁜 사진으로만 기억되고 말았을지도 모르는 그녀가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이유는 과연 무얼까요.

누가 처음 지어냈는지는 모르지만 ‘미스 월드컵’이란 정체불명의 타이틀은 그녀에게 일종의 우월적 지위를 부여합니다.

어깨를 드러낸 붉은 악마 셔츠와 양 볼의 깃발 그림을 지운 그녀는 보통 가수지망생일 뿐인데도요. 또 경쟁적인 미디어를 통해 하나 둘 공개되는 그녀의 신상은 신비주의 마케팅과 같은 효과를 냅니다.

가수로서 그녀가 어떨지 전혀 알 수 없으면서도 정말 노래, 춤은 잘 하나 한번이라도 듣고 보게 됩니다.

선망과 호기심은 스타의 전제 조건입니다. 둘은 서로를 증폭시키고 재생산합니다.

그러니 그녀는 보통 신인들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좋은 조건에서 데뷔하는 셈입니다. 어느 정도만 해도 성공이지요.

상황은 좀 다르지만, 그녀를 보면 어느날 갑자기 나타나 트랜스젠더라는 것만으로 화제를 뿌리다 가수로 데뷔한 ‘예쁜’ 하리수가 생각납니다.

김지영기자

koshaq@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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