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병의 독주를 막아라. 초반 관중몰이에 성공한 2002 프로축구 정규리그에서 토종과 외국출신 선수간 자존심 싸움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용병들이 각종 기록경쟁에서 한발 앞서고 있는 형국이지만 월드컵 4강 신화를 일궈낸 태극전사를 앞세운 토종들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팬들은 4강 신화가 프로축구 활성화의 기폭제가 된 만큼 국내 선수들의 분전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득점상(산드로ㆍ수원)과 도움상(우르모브ㆍ부산)을 모두 용병에게 헌납한 국내파는 자존심 회복을 벼르고 있다. 그러나 초반 용병들의 강세가 두드러져 상황이 그리 녹록치 않다.
14일 전남전에서 결승골을 뽑아낸 말리 출신의 공격수 다보(부천)는 2경기서 3골을 터뜨리며 득점 단독선두로 나섰다. 포항의 메도(크로아티아)와 부산의 하리(콜롬비아)도 2어시스트로 도움 타이틀에 도전장을 냈다.
이에 맞서 2000년 득점왕 김도훈(전북)과 비운의 골잡이 이동국(포항)은 토종 스트라이커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13일 부산을 상대로 시즌 첫 골을 기록한 이동국은 “프로생활 5년째에 접어든 만큼 득점왕을 차지해 월드컵 엔트리 탈락의 아쉬움을 털어내겠다다”고 말했다.
정규리그서 아직 득점이 없는 김도훈 역시 국내 최고연봉(3억5,500만원)에 걸맞은 이름값을 해내겠다며 17일 부산과의 경기를 벼르고 있다.
도움타이틀은 국내 선수들도 충분히 경쟁력을 지니고 있는 부문이다. 지난해 도움 2위에 올랐던 신태용(32ㆍ성남)과 통산 최다골의 주역 김현석(35ㆍ울산)은 60-60 클럽 개설을 위해 치열한 어시스트 경쟁을 펼칠 태세다. 한일월드컵서 두각을 나타냈던 송종국(23ㆍ부산)과 이영표(25ㆍ안양) 역시 도움상을 노릴만한 후보로 거론된다.
신문선 SBS 해설위원은 “오빠부대를 비롯, 최근 축구붐을 일으키고 있는 팬들은 대부분 국내 선수들의 플레이를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는다”며 K리그의 열기 지속을 위한 국내파의 분발을 당부했다.
이준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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