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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위안화 절상 안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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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위안화 절상 안하나"

입력
2002.07.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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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위안화 가치 안 올리나…"수개월째 멈출 줄 모르는 달러약세 행진에 주변국 화폐가치가 일제히 강세를 나타내 중국 위안화(고정환율제)가 저절로 약세 효과를 보자 수출경합도가 높은 일부 국가에서 ‘위안화 절상론’이 슬며시 고개를 들고 있다.

통화 강세는 그 나라 수출경쟁력의 하락을 의미하기 때문에 중국도 위안화 절상을 통해 통화가치 급등 충격에 시달리는 주변 국가들과 ‘고통분담’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동아시아 국가 가운데 아직까지 위안화 절상 압력을 공식 제기하는 곳은 없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대부분 동아시아 국가들은 내심 힘있는 일본이 ‘총대’를 메주기를 바라지만, 일본은 달러 약세의 최대 피해자이면서도 굳게 함구하고 있다.

이는 올해초 일본 엔화가치가 단기간에 8~10% 하락, 위안화가 강세가 되자 중국이 “못 살겠다”고 아우성을 칠 당시 일본은 “엄살 말라. 경상수지 흑자가 계속 나지 않느냐”며 일축했기 때문이다. 중국이 고통을 겪을 때 코웃음 친 일본이 이제 와서 큰소리를 낼 처지가 못 되는 것이다.

또한 1997년 외환위기 당시 대부분 동아시아 국가의 화폐가치가 20~70% 하락, 중국이 호된 시련을 겪었는데 이제 위안화가 겨우 10%정도 절하된 것을 가지고 주변에서 호들갑을 떤다는 게 중국의 입장이다.

중국은 고정환율(달러당 8.2위안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시장에서 달러를 사들여야 하지만 이 같은 상황이 싫지 않은 표정이다. 경제성장 규모에 발맞춰 외환보유고가 더 늘어나야 하는 데다 연 7%이상의 고성장을 유지해야만 구조조정을 제대로 할 수 있기 때문에 수출에 도움이 되는 위안화 약세가 반가운 것이다. 또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후 수입이 늘어 경상흑자가 점차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위안화 약세효과를 톡톡히 누려야겠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세계 환율 재편과정이 장기간 지속될 경우 국제경제에 심각한 부작용이 초래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통상 수출이 늘어나 경상수지 흑자가 나면 노동력 부족→임금인상 압력으로 이어질 가능성 높지만, 중국의 경우 인력이 풍부해 부작용을 우려할 필요가 없는 가운데 세계 수출시장을 독식할 위험이 크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중국이 세계 전체의 공장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그러나 이 경우 동아시아는 물론 전세계가 고통을 겪게 돼 중국의 생산물량을 소화(구매)할 곳이 없게 된다”고 말했다. 단기적으로 중국 경제는 호기를 맞지만, 장기적으로는 세계 경제 전체가 디플레를 겪을 위험이 있다는 지적이다.

/남대희기자 dh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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