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19일 이틀간으로 예정된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은 여러모로 눈길을 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 모두 당대표를 연설자로 내세워 모처럼 진검(眞劍) 승부를 벌이는 데다 한나라당 서청원(徐淸源), 민주당 한화갑(韓和甲) 대표가 각각 상도동계와 동교동계의 간판 주자여서 관심이 더하다. 이 때문에 이번 대표 연설에서는 8ㆍ8 재보선을 겨냥한 기세 싸움과 함께 두 계파를 대표한 자존심 대결도 불꽃이 튈 전망이다.두 사람은 1980년대 중반 YS와 DJ가 주도한 민추협에 참여, 87년 대통령 직선제 개헌 관철을 위해 힘을 모았다. 그러나 두 김씨가 13대 대선을 앞두고 통일민주당과 평민당으로 갈라서자 각기 보스를 따라 줄곧 다른 길을 걸었다.
상도동계와 동교동계라고는 하지만 YS나 DJ의 대를 이를 상속자와는 거리가 있었던 두 사람이 원내 1,2당의 대표에 오른 것도 묘한 공통점이다. 서 대표는 11대 민한당 의원으로 정계에 입문, 12대때 두 김씨가 이끈 신한민주당 바람에 밀려 낙선의 고배를 마신 뒤 ‘뒤늦게’ 상도동 캠프에 합류했다. 한 대표는 DJ 비서로 출발했으나 직언을 서슴지 않는 성격 때문에 민주당 권노갑(權魯甲) 고문, 김옥두(金玉斗) 의원 등 동교동 가신들과는 일정한 거리를 유지해 왔다.
서 대표는 연설에서 권력형 비리, 대북정책, 공적 자금문제 등을 고리로 한 파상 공세를 벼르고 있고, 한 대표는 한나라당의 세풍, 안기부자금 총선 유용 의혹 등을 거론하며 맞불을 놓을 태세여서 어느 때보다 격렬한 난타전이 예상된다.
유성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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