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지난 해 제왕절개 분만실태를 공개했습니다.1999년 43%로 세계 최고 수준이었던 제왕절개 분만율이 2000년에는 38.6%로 떨어지더니 지난 해 39.6%로 상승했지요.
제왕절개 분만율이 낮은 병원은 서울 여의도 성모병원(28.1%)과 전남 순천 성가를로병원(28.2%), 서울 상계백병원(29.7%) 순이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칭찬을 들어도 시원치 않을 여의도 성모병원이 ‘제왕절개 수술을 잘 하지 않아서 출생 사망률이나 기형아 발생률이 다른 병원보다 훨씬 높다’는 근거 없는 소문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같은 소문으로 인해 적지 않은 임신부들이 이 병원에서 아이 낳는 것을 꺼리고 있다고 합니다. 제왕절개 수술을 적게 하는 일부 다른 병원도 이 같은 헛소문에 시달리고 있지요. 이에 대해 해당 병원측은 매우 억울해하고 있습니다.
병원 산부인과 관계자는 “신생아 사망률은 0.7%에 불과하다”며 “이는 다른 병원에 비해 결코 높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신생아 사망의 경우, 선천적인 기형이나 다른 병원에서 위급해진 상태에서 보내진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주장합니다.
따라서 제왕절개 수술을 미뤄 신생아가 사망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는 것이지요.
자연 분만으로 태어난 아기가 더 건강하게 자란다는 것은 이론의 여지가 없는 데도 불구하고 이처럼 제왕절개 분만율이 높아지는 것은 고통 없이 아이를 낳으려는 산모들의 이기심과 병원들의 잇속 차리기가 낳은 결과일 것입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제왕절개 수술률이 세계 최고 수준인 것과 건강보험 파탄이 무관하지 않다고 주장합니다.
건당 진료비가 39만1,000원에 불과한 자연분만에 비해 제왕절개는 88만1,000원으로 2배 이상 높기 때문입니다.
병원 입장에서는 제왕절개가 훨씬 ‘남는 장사’라는 얘기지요. 자연분만을 고수하는 병원에 박수를 보내주지는 못할 망정 돌을 던져서는 안될 것입니다.
권대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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