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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통령 유고' 아니면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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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통령 유고' 아니면 말고?

입력
2002.07.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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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김무성 의원이 ‘대통령 유고’가능성을 들어 장 상씨의 총리자격을 문제 삼는 발언으로 큰 파문이 일고 있다.김 의원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대통령이 유고 될 경우 총리가 대통령의 직무를 대행하게 될 텐데 국방을 모르는 여성 총리가 직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고 한다.

김 의원이 무엇을 노리고 한 말인지는 모르나, 이 말이 평지풍파 이상의 혼란과 갈등을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대통령의 유고는 대통령직의 수행이 불가능한 상태를 말한다. 정계뿐 아니라 국가전체적으로 중대한 사태를 의미한다.

대통령의 건강상태를 갖고 이런 표현을 쓴다는 것은 일반인들의 환담에서 조차도 부적절하며 하물며 공직자가 함부로 내뱉을 사안은 결코 아니다.

김 의원이 과연 국민 앞에 ‘대통령 유고’를 말할만한 근거가 있는지 밝혀야 하고, 청와대도 이 발언의 파장이 국민심리에 미칠 영향을 감안해서 잘 대응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국방을 모르는 여성총리’라는 김 의원의 발언 또한 문제가 있을 뿐 아니라 문제를 일으킬 소지를 안고 있다고 본다. 여성이기 때문에 국방을 모른다는 성차별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대통령직무에서 국가 안보는 말할 수 없이 중요하지만, 리더십은 인식과 결단력의 문제이지 국방지식의 문제가 아니라고 보기 때문이다.

우리는 장 상씨의 총리임명 과정에 문제가 없다고 보지 않는다. 그러나 일이 이렇게 된 이상 국회인준청문회라는 여과과정이 있다.

제1당인 한나라당은 청문회에서 떳떳하게 그의 국가안보에 대한 인식을 국민 앞에 밝히게 할 수 있다. 국민은 또 그것을 바란다.

그러나 제1당의 대통령후보 비서실장이 ‘아니면 말고’식의 발언으로 뒷방에서 언론플레이를 하는 것은 떳떳하지도 않고 유익하지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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