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과학자들이 인터넷 서핑과 우편 주문 등 매우 간단한 과정만으로 소아마비 바이러스를 합성하는 데 성공해 충격을 주고 있다. 누구든지 마음만 먹으면 손쉽게 생화학 무기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미국 뉴욕대학 생의학 연구팀은 인터넷 사이트에서 다운로드 받은 유전 정보와 실험 기자재 공급 업체에서 우편으로 구입한 염기 서열을 이용, 소아마비 바이러스를 합성했다고 미 과학전문지 사이언스 최신호(12일자)를 통해 발표했다.
연구팀이 이 바이러스를 실험용 쥐에게 투여한 결과 즉각 마비 현상을 일으킨 뒤 사망, 생화학 테러에 대한 우려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소아마비 바이러스는 세계적으로 90% 이상 근절된 상태지만 바로 이 점이 더욱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소아마비, 천연두 등 백신 제조 및 접종을 점차 줄여 나가는 질병의 바이러스가 대량 합성돼 유포될 경우 거의 무방비 상태로 질병의 확산을 지켜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소아마비 바이러스가 탄저균 에볼라 등 보다 치명적인 바이러스보다 구조가 간단해 쉽게 합성했지만 어떤 바이러스에 대해서도 ‘인스턴트 합성’이 가능한 날이 머지 않았다고 경고했다.
실험을 주도한 에카드 위머 박사는 “유전학, 생물학 등의 발달이 얼마나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가를 보여주기 위해 실험을 계획했다”며 “생화학 테러는 이제 세계인이 직면한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모든 질병에 대한 백신을 대량 저장하고 유전자 정보 거래 내역이 즉각 보건 당국에 통보되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등 대책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최문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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