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풀잎에서 메뚜기가 떨고 있구나' / 조정육 지음미술평론가 조정육은 그림을 눈이 아닌 마음으로 볼 것을 권유한다. 나아가 화가가 살았던 세상 속으로 들어가 보라고 팔을 잡아끈다.
이 책은 조선시대 중·후반에 활약했던 김명국 윤두서 정선 심사정 강세황 등 9명의 화가를 다뤘다.
작가의 생애 중 빛을 발하는 몇 장면을 소설식으로 엮었다는 게 특색이다. 그저 그림만 설명하는 데서 그치는 게 아니라 작가의 개성적인 삶과 심리적인 변화를 따라잡으려 애썼다.
조선시대 으뜸가는 자화상을 그린 윤두서에 대해서는 마흔 일곱에 고향인 해남으로 낙향해 생활하는 모습을 세밀하게 그려냈다.
겸재 정선은 마흔 아홉에 외금강에 다시 올라 불정대(佛頂臺)를 그리는 장면으로 소개했다.
‘조선왕조실록’ ‘연려실기술’ ‘동국세시기’ ‘열하일기’ ‘완당전집’ 등 여러 역사서를 바탕으로 당대의 시대 분위기를 사실적으로 드러냈다.
풍부한 도판들도 이 책의 미덕이다. 일일이 그림마다 해설을 적지 않은 점은 아쉽다. 작가들을 큰 역사적인 맥락 속에서 연관짓게끔 정리를 해줬으면 더 좋았겠다.
그러나 술술 잘 읽히는 이야기의 매력은 그런 허물들을 덮게 만든다. 조선시대 화가 33명을 다룬 ‘이야기 조선시대 회화사’ 전 3권의 두 번째 권.
이종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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