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해외 현지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그동안의 현지화 전략이 생산기지 등을 해외로 옮기는 하드웨어적 방식이었다면 최근에는 제품기획, R&D(연구개발), 경영진 영입 등 소프트웨어적 방식을 포함한 토털 현지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LG전자는 최근 ‘LG전자 중국사업 향후 전략’ 보고서를 통해 중국시장에서 연구개발(R&D)과 인재 현지화에 총력을 기울여 2005년까지 빅4에 진입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우선 R&D 현지화를 위해 최근 정보통신, 디지털TV, 디지털가전 등 3개 분야의 연구소를 중국내에 설립했으며 인재 현지화를 위해 7개 지사장 중 3명을 중국인으로 교체한데 이어 올해안으로 지사장 전원을 현지인으로 교체할 방침이다.
LG전자 중국총괄본부 최만복(崔萬福)상무는 “최대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시장을 잡기위해서는 생산기지의 현지화를 넘어 연구개발 및 관리직 등 고급 인력의 현지화 등을 통해 철저히 중국 기업화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LG화학도 미래 주력사업인 고성능 2차전기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지난해 미국 콜로라도에 R&D 현지법인 ‘컴팩트파워(CPI)’사를 설립하고 현지화 제품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삼성도 중국 지역의 토탈 현지화에 총력을 쏟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중국 톈진(天津)에 디자인센터를 설립, 중국인의 취향에 맞는 제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 중국법인은 최근 통신분야 마케팅 전문가인 현지인을 임원급 대우로 특채하는 등 인력의 현지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그룹차원에서 계열사의 중국 현지화를 돕기 위해 중국 베이징(北京)에 중국 본사의 싱크탱크(두뇌집단) 역할을 할 ‘중국 삼성경제연구소’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SK는 지난해 ‘중국속의 SK’를 선언할 정도로 적극적이다. SK는 중국 사업을 현지인 위주로 끌고 간다는 방침 아래 4월 SK차이나 대표에 중국인 셰청(射澄)을 임명한데 이어 곧 신설될 SK텔레콤 차이나 대표에도 중국인을 채용할 계획이다.
현대자동차는 최대 판매처인 미국 시장에서 디자인에서 생산까지 일괄 수행하는 현지화 시스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차는 이를 위한 첫 작업으로 3,000만달러를 투입해 11월 미국 로스앤젤레스 남부 어바인에 최첨단 자동차 연구소인 ‘현대ㆍ기아 캘리포니아 디자인 & 테크니컬 센터’를 열 계획이다. 3월에는 앨라배마주에 연간 30만대 규모의 현지공장을 착공했다. 현대차 고위 관계자는 “현지인의 취향과 트랜드 변화를 즉각적으로 받아들여 제품 개발에 반영하기 위해서는 R&D 기능의 현지화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박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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