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전대출 장사로 재미를 본 신용카드업계가 이젠 현금서비스 볼륨을 줄이기 위해 진땀을 빼고 있다. 내년 말까지 현금서비스 규모를 신용판매액과 같은 비중으로 줄이라는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을 지키기 위해서다.급기야 현금서비스 기능을 아예 없앤 신용카드까지 등장했다. 현대카드는 11일 현금서비스는 일절 사용할 수 없고 일시불 신용구매와 할부구매만 가능한 ‘제로플러스카드’를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일부 우량고객의 요청에 따라 카드발급 당시 현금서비스 한도를 ‘0’으로 처리해 주는 경우는 더러 있었지만 현금서비스 기능을 원천적으로 차단한 신용카드가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카드측은 “현금서비스 이용을 억제하려는 정부 정책에 적극 호응하고 카드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고안한 상품”이라며 “평소 현금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회원이나 비밀번호 유출로 인한 사고를 우려하는 회원들에게 적합하다”고 소개했다.
이밖에 서울은행이나 농협 등 비씨계열 카드사들도 이달부터 신용도가 낮은 카드회원에겐 현금서비스를 아예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
현금서비스 한도를 대폭 낮추는 업체도 늘고 있다. 국민카드는 이달부터 현금서비스 하루 인출한도를 고객 신용도에 상관없이 최고 200만원으로 낮춘 상태.
특히 무절제한 지출을 하기 쉬운 야간시간대(밤 10시~이튿날 오전 7시)에는 한도를 70만원으로 제한했다.
LGㆍ삼성카드 등 재벌계 카드사들도 총 취급고의 60~70%에 달하는 현금서비스 비중을 낮추기 위해 자동화기기를 통한 현금인출한도를 대폭 낮추기로 하는 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신용판매액을 1년 만에 현금서비스 규모만큼 끌어올리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데다 기존 대출금을 인위적으로 회수하기도 힘든 상황”이라며 “현재로선 신규 대출 발생의 총량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변형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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