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조상 중 가장 오래된 600만~700만년 전 두개골 화석이 아프리카 중부 차드 공화국에서 발견됨에 따라 학계가 인류 선조의 역사를 다시 고쳐 쓰고 있다.프랑스 포와티에 대학 미셸 브뤼네 박사 연구팀이 11일 과학전문지 네이처에 발표한 ‘투마이(Toumai)’ 라는 이름의 이 두개골은 지금까지 발견된 가장 오래된 원인(原人)보다 100만년 정도 앞선 것으로, 침팬지 등 유인원과 인류의 조상이 분화되는 시기의 의문점을 푸는 단서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미국 하버드 대학의 대니얼 리버먼 교수는 “투마이 화석의 발굴은 인류사 연구에 핵폭탄과 같은 충격을 주는 사건” 이라고 말했다. 네이처 편집장 헨리 지는 “내가 기억하는 한 1920년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의 화석이 나온 이후 가장 80여년 만에 중요한 발견”이라면서 “혼란스러웠던 인류 조상의 계보도를 명확하게 정리할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했다.
이번에 발견된 두개골과 아래턱. 이빨 화석은 침팬지와 크기가 비슷하고 두개골도 원숭이와 유사했지만 직립보행을 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커다란 앞니나 두눈사이 거리가 넓은 점 등 인간의 조상임을 보여주는 여러 특징을 갖고 있다. 연구팀은 송곳니의 모양과 이빨의 에니멜층의 두께, 얼굴 아랫부분의 모양, 이마의 눈두덩 부위는 인간과 매우 흡사하다고 밝혔다. 이는 오스트랄로피테쿠스에는 없는 것이며 한참 뒤에 등장한 호모 에렉투스에서 다시 나타나는 특징이다.
브뤼네 박사팀은 “이 화석이 인간과 침팬지의 진화과정에서 지금까지 공백으로 남아있던 잃어버린 고리역할을 할 것” 이라며 “500만~700만년 전 인류가 원숭이에서 분화했다는 기존 학설과 달리 분화시기가 700만년 전 이상으로 거슬러 올라가게 됐다” 고 밝혔다.
네이처지는 또 중부 아프리카에서 두개골 화석이 발견됨에 따라 동아프리카를 인류 발상지로 하는 기존 학설이 수정돼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차드 공화국은 원인 화석이 주로 발견됐던 동부 아프리카 리프트 밸리에서 서쪽으로 2400여㎞ 떨어진 숲으로 우거진 곳이다. 따라서 사바나(열대초원) 지대인 동부 아프리카에서만 원인이 존재했다는 기존 추측도 설득력을 잃게 됐다.
이번 발굴에 대해 신중론도 나오고 있다. 이번에 발견된 뼈는 두개골과 2개의 아래턱, 3개의 이빨이 전부이다. 과학자들은 이 화석이 인류의 조상인지를 보다 확실히 하기 위해서는 직립보행을 증명해 줄 다리뼈 등이 발굴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런던ㆍ파리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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