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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해도 너무한 상임위 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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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해도 너무한 상임위 구성

입력
2002.07.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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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는 17개의 상임위원회와 2개의 특별위원회가 있다. 소관 업무에 따라 나눈 것이다.그러나 상임위를 새로 구성할 때에는 단 두 종류의 상임위만 존재한다. ‘물 좋은’ 상임위와 그렇지 않은 상임위다. 한 쪽에는 지원자가 넘치고 다른 쪽에는 희망자를 찾기가 힘들 정도다.

각 당은 16대 후반기 상임위 배정 때문에 며칠째 몸살을 앓았다.

의원들은 갖가지 이유를 내세우며 온갖 방법으로 당 지도부를 압박했다. 읍소도 하고, 막무가내로 떼도 써보고, 심지어는 협박성 행동도 서슴지 않았다. ‘안 되면 되게 하라’는 식이다.

각 당 지도부는 지역 균분, 선호 상임위 순환 배정, 전문성 등을 우선 고려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전문성 부분을 빼고는 쉽게 동의할 수 없는 배분 원칙이지만 그나마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때문에 원내총무는 아예 휴대전화를 꺼버린 채 한동안 연락을 끊기도 했다.

상임위원장 경쟁은 이보다 더 꼴사나웠다. A 상임위를 지원해 놓고도 위원장이 되는 게 어렵게 되면 B 상임위로 바꾸는 것을 마다 하지 않았다.

여기에는 전문성도 관심 분야도 없다. 오로지 위원장이라는 감투만 있을 뿐이다. 실제 11일 한나라당 의원총회서 상임위원장으로 내정된 한 의원은 “이 분야에는 문외한이지만 소임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말해 쓴 웃음을 자아냈다.

이런 마당에 상임위원들이 위원장을 추천토록 돼 있는 당헌 당규를 들먹이거나, 행정부의 실정(失政)을 날카롭게 추궁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전문성을 갖춘 상임위원을 기대하는 것은 부질없다.

볼썽사나운 상임위원장 자리 다툼, 물 좋은 상임위로 가려는 갖가지 줄 대기 행태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이건 정말 해도 해도 너무 한다.

최성욱 정치부기자

feel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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