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장관임명 5개월여만에 전격 경질된 이태복(李泰馥)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약가인하정책에 반발한 국내외 제약회사의 로비로 장관직에서 물러나게 됐다고 주장, 파문이 일고 있다.이 전 장관은 이날 이임식 후 ‘보건복지부 장관직을 떠나며’라는 자료를 통해 “경질이유에 대해 어디서도 분명한 설명을 듣지 못했고 도와달라는 말밖에 없었다”면서 “이는 보험약가제도의 개혁에 따른 것으로 생각하며 국내외 제약사들은 심각하게 저항했고 다양한 통로를 통해 압력을 행사했다”고 주장했다.
이 전 장관은 경질이유가 국내외 제약사의 청와대 등에 대한 로비때문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다른 이유를 생각할 수 없다”면서 “제약업계 관계자로부터 ‘그 자리에 오래 앉아있을 줄 아느냐’는 협박도 받았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미국계인 특정제약사는 약제심사기관인 건강보험 심사평가원에도 상당한 압력을 가했다”고 덧붙였다.
이 전 장관의 한 측근은 “이 장관은 미국계 특정 다국적 제약회사가 경질과정에 청와대 고위관계자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토마스 허바드 주한 미 대사와 존 헌츠먼 미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는 최근 복지부를 방문, 고가약 억제정책에 대해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진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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