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머리를 휘날리며 동물적인 감각으로 골문을 지켜 세계 언론의 주목을 끌었던 터키의 주전 GK 뤼슈티 레치베르(29ㆍ페네르바체)는 돈 보다 신의를 택했다.1997년 터키의 명문 페네르바체에 입단한 뒤 지금껏 자리를 지키고 있는 뤼슈티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명문 클럽들의 러브콜을 단호히 거부하고 올 시즌도 터키에서 뛰기로 했다. 한일월드컵 전 팬들에게 한 시즌 더 뛰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다.
뤼슈티는 “월드컵 조예선 때 많은 영입제의를 받았고 결승리그 때는 더 많은 유혹이 있었다”면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같은 팀을 거부한 것에 대해 후회하겠지만 삶이란 게 그런 것 아니냐”고 생긴 것 만큼이나 우직함을 보였다.
내년 여름 계약 만료되는 뤼슈티는 그러나 올 시즌을 끝으로 해외로 향할 것이 유력하다. 본인도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모르지만 내년은 떠나야 할 때”라고 단언했다.
한일월드컵 브라질과의 4강전 등에서 연이은 선방으로 칸과 함께 세계 최고의 골키퍼로 떠오른 뤼슈티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뿐만 아니라 아스날, 아스톤 빌라 등으로부터 꾸준히 영입제의를 받고 있다.
반면 잉글랜드대표팀 주전 GK 데이비드 시먼(39ㆍ아스날)은 명예회복을 할 수 있도록 한 시즌 더 뛰게 해달라고 소속팀에 애원하고 있어 대조를 보이고 있다.
그는 브라질과의 8강전에서 후반 판단착오로 호나우디뉴에게 35m 프리킥 결승골을 헌납, 비난에 시달렸다.
이범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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