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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도시하천을 살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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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도시하천을 살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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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7.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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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 3기의 지방자치가 시작되었다. 전국 곳곳에서 저마다 지역 발전과 주민 복지를 내세운 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이 당선되었다. 이제 집무에 들어갔다.6·13 지방선거에 유난히 돋보였던 공약은 이명박 서울시장의 ‘청계천 복원’이었다.

이것은 범국민적 관심을 불러 일으켜 이번 지방자치의 화두로까지 등장하였으며 우리의 도시 환경문제를 다시 생각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고 있다.

지난 20세기에 도시화는 전세계적으로 진행되었다. 세계 인구는 100년간 15억명에서 60억명으로 4배 증가했지만 도시 인구는 40배나 늘어났다.

그래서 세계 인구의 70%가 현재 인구 10만 이상의 도시에 살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우리나라의 도시화는 지난 몇 십년 동안 급속히 진행되어 현재 전 국민의 90%에 가까운 인구가 도시에 거주하기에 이르렀다.

인류사에서 도시는 방어와 국가통치를 목적으로 형성되기 시작하여 산업혁명을 거치면서 인류 문명의 중심지가 되었다.

그리고 지금은 모든 지구인이 도시인이 되어가고 있다. 도시 없는 인류의 삶은 이제 생각조차 할 수 없다. 그러나 도시는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모든 환경문제의 온상이 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도시화는 짧은 기간에 급속히 진행되어 그 병폐가 더욱 심각하다. 전근대적 도시 구조에 심각한 인구 집중으로 우리나라 도시는 지금 중병을 앓고 있다.

숨막히는 공기와 시궁창이 되어버린 하천, 그리고 아스팔트와 콘크리트로 포장된 땅덩어리가 우리의 현실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도시 환경문제가 이번 지방자치의 주요 이슈로 등장한 것은 매우 환영할 만한 일이다.

특히 복개돼 하수구가 되어버린 청계천을 다시 자연으로 되돌려서 생명이 숨쉬게 하려는 시도는 우리 환경사에서 엄청난 사건이다.

그러나 단순히 복개를 허물고 물을 채우는 정도에 그쳐서는 안되고, 우리나라 대부분의 도시 하천들이 겪고 있는 문제점을 함께 해결해야 한다.

현재 도시 하천들은 콘크리트 제방과 복개로 원래 모습을 잃어버렸고 많은 오염물질이 유입되고 있다.

또한 지면이 아스팔트와 콘크리트로 뒤덮여 있어 비가 오면 수량이 급속히 불어나고, 비가 안 오면 시궁창으로 변한다.

그래서 많은 도시 하천들이 복개 여부를 막론하고 빗물이나 하수를 흘려보내는 배수로 역할 밖에 하지 못하고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극심한 수량 부족을 나타내는 건천화 현상을 보인다.

도시 하천이 이러한 현상을 보이는 가장 큰 원인은 자연의 물 순환 과정이 차단되었기 때문이다. 강우 시 지면에 떨어지는 빗물은 땅 속으로 스며들어 저장되고 다시 하천으로 공급된다. 그러나 도시는 지면이 포장되어 빗물이 땅 속으로 들어갈 수 없다.

그나마 남아 있는 산도 허리까지 개발되어 저수 기능이 크게 떨어진다. 땅이 곧 저수지인데 우리의 도시는 빗물을 머금을 수 없기 때문에 하천에 물을 공급하지 못한다.

도시 하천을 다시 살리려면 먼저 자연의 물 순환 과정을 회복하여야 한다. 도시 곳곳에 녹지공간을 확대하고 땅의 저수 기능을 복원하여야 한다.

다른 곳에서 끌어와 채운 물은 수질과 수량이 미흡하기 때문에 썩기 마련이다. 아울러 하수 처리와 관로 정비를 철저히 하여 오염물질의 유입을 방지하여야 한다.

그리고 복개를 하거나 제방을 허물어 원래의 모습으로 되돌려야 한다. 사업 기간에 최대 현안이 될 교통 문제나 인근 주민의 피해 등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장기간에 걸쳐 소구간별 착공과 완공을 반복해 나가는 방법을 택해야 할 것이다.

‘청계천 복원’은 논의 자체만으로도 급속한 도시화가 어떠한 결과를 가져왔으며 다시 복원하는데 엄청난 희생이 뒤따른다는 것을 국민에게 알리는데 크게 기여했다.

이 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되어 전국에 산재해 있는 병든 도시 하천을 살리는 초석이 되길 기대해 본다.

/박석순 이화여대 환경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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