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말 시작된 D램 현물가격의 반등세가 다시 주춤하면서 반도체 경기 논란이 다시 불붙고 있다.10일 서울증시에서는 전날 뉴욕증시에서 메릴린치의 반도체장비업체 투자등급 하향 악재로 반도체주가 폭락한데다 국내외 증권사들이 잇따라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의견을 낮추면서, 최근 반등장을 주도했던 반도체주들이 일제히 하락했다.
▼반도체? PC에게 물어봐
시장에서는 반도체가격이 6월 바닥을 찍었고 8~9월 PC 신제품 출하등을 계기로 본격 상승할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과, 최근 가격상승은 일시적일 뿐 내년 이후에나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는 비관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현대증권 반도체 담당 우동제 연구원은 “현재의 현물가격이 수요를 미리 반영하고 있어 이달 중하순에 한차례 조정국면이 올 수도 있지만 이는 단기적일뿐 월평균 가격 상승추세는 이어지고 8월 중반이나 9월부터 눈에 띄는 고정거래 가격 반등이 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업체들의 재고가 줄어들면서 D램 공급이 달리고 있고 PC 신규모델의 차세대 D램 수요가 약간씩 회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2003년이나 기대하라
반도체 반등에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대우증권 정창원 반도체 팀장은 “사람들은 지금 PC에 불만이 없다”며 “근본적으로 수요와 공급의 문제인데 PC교체 수요가 예상에 미치지 못하고 있고 기업들의 칩 수요도 아직 미진하다”며 “최근의 반등이 8월에 일시적으로 다시 나타날 수도 잇지만 고정거래 가격 상승은 시간을 두고 내년을 기약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분석했다. 다만 반도체업체들이 설비투자를 못한 탓에 공급이 줄게 되면 수급이 개선돼 회복이 앞당겨질 가능성이 있지만, 시장참여자들의 발빠른 대응으로 반도체가격의 등락은 어느 때보다 커질 전망이다. 다우존스뉴스도 이날 반도체 산업의 바로미터인 PC 및 휴대폰 산업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통해 “잘하면 2003년부터 반도체 업체들의 회복세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심스런 전망을 내놨다.
▼삼성전자 날개 접나
반도체 가격이 다시 불안해지면서 삼성전자 주가도 이날 4.14%나 주저앉았다. 크레디트스위스퍼스트보스톤(CSFB)증권은 초박막액정표시장치(TFT-LCD) 패널 가격 하락 및 D 램 가격 하락이 2003년부터 본격화 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3분기 실적이 둔화될 것으로 추정하고 삼성전자의 투자의견을 기존 적극매수에서 매수로 한단계 낮췄다. 살로먼스미스바니(SSB)와 ING베어링도 최근 삼성전자의 투자의견과 실적전망을 낮췄으며 현대증권은 이날 반도체 경기에 대한 전망은 긍정적으로 보면서도 환율하락에 따른 3분기 실적우려로 반도체ㆍ전자업종의 투자의견 하향 조정했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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