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그제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마침내 1,200원 선을 깨고 1,190원선 마저 위협했다. 어제는 1,190원 대도 깨져 1,182.2원에 마감했다.
이같은 환율은 20개월 만의 최저치다. 정부가 수 차례 구두 개입과 국책은행을 통한 달러매수에 나섰지만 달러가 폭락세를 막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환율 폭락의 주원인은 엔화의 초강세인데다, 외국인들이 국내주식 순 매수를 위해 투자자금(달러)을 원화로 대거 바꾸면서 시장에 달러가 넘쳤기 때문이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잇따른 미국기업 회계스캔들로 달러 약세가 당분간 계속될 경우, 환율 조정이 가속화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본격적인 1달러=1,100원대 시대가 온다는 말이다. 환율 하락은 달러에 대한 원화 가치가 상승한다는 것으로, 우리 경제 체질이 개선되고 있다는 의미니 장기적으로 나쁜 일은 아니다.
문제는 수출 경쟁력이 중국과 동남아시아 국가들에 비해 떨어진다는 것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원ㆍ달러 환율이 10% 하락하면 수출은 22억달러 감소하고 수입은 79억4,000만달러 증가해 무역수지가 101억4,000만달러 가량 악화한다.
연초에 연간 환율을 1,250~1,300원으로 책정한 뒤 별다른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는 중소기업들에 환율하락은 ‘발등의 불’인 셈이다.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은 원가 절감 노력을 강화하고, 제품의 차별화를 통해 수익성을 높이지 않으면 생존이 어렵게 됐다.
환리스크 관리를 하지 않다가 환율이 조금만 변동해도 몸살을 앓는 ‘천수답’ 방식으로는 경쟁력을 키워나갈 수 없다.
원화강세는 수출기업의 허약한 체질을 개선하고 산업구조를 조정하는 데 보약이 될 수도 있다.
수출 기업들은 환란 전 달러 당 800원 대에서도 수출하던 시절을 상기하며 수출 전략을 다시 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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