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들 사이에 중고자산 교환으로 경비를 줄이는 사례가 늘고 있다.대표적인 경우가 인터넷 경매. 최근 모 벤처기업은 인터넷 경매사이트 옥션의 ‘닷컴기업 중고자산 경매이벤트’코너를 통해 2년여 동안 사용해온 3억원 상당의 전산장비를 경매에 붙였다.
12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행사에는 이 업체가 내놓은 컴팩, 시스코, 쓰리콤 등 9종의 고가 전산장비가 신제품 가격보다 70%가량 낮은 가격에 나와 있다.
백업드라이브 장치까지 갖춘 컴팩서버는 4,500만원, 알테온의 네트워크서버는 3,300만원 상당의 제품이지만 이번 경매를 통해 각각 1,200만원과 900만원부터 입찰이 진행된다.
이처럼 벤처기업들 사이에 사업정리나 인수합병이 진행되면서 중고자산을 교환하거나 경매하는 사례가 크게 늘었다.
옥션에 따르면 중고 서버의 경우 지난해 총 88대가 거래됐으나 올 1ㆍ4분기에 67대, 2ㆍ4분기에 84대 등으로 급속히 증가했다. PC서버도 마찬가지. 닷컴열풍이 뜨겁던 지난해 상반기에는 전체거래의 75%가 신제품이었으나 올 상반기에는 중고품이 전체 거래량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옥션의 김헌철 전무는 “지난해 닷컴열풍이 급속히 식으면서 어려워진 닷컴기업들이 중고자산을 처분하고 있다”며 “최근 일부 벤처기업들의 인수합병도 자산매각을 부추기고 있다”고 말했다.
인수합병설이 돌았던 벤처기업 A와 B사는 인수합병 대신 양사의 유휴자산을 교환해 경비를 줄이기로 했다.
A사는 게임개발사업을 중단키로 함에 따라 전산장비와 관련인력을 B사에 양도키로 했으며 B사는 인터넷 쇼핑몰 운영에 필요한 전산장비 일부를 A사에 건네주기로 했다. 이 같은 조치로 양사는 각각 4억원 이상의 경비절감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연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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