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어느 산주(山主)가 “산에 잡목이 많아 유실수로 바꿔 심으려는 데 어떤 나무가 좋겠느냐?”고 문의해왔다.이 산주가 말한 잡목은 참나무였다. 그가 보기에 참나무는 돈이 되지 않고 토질을 나쁘게 만드는 수종이었다.
우리의 산과 들에 많이 심어진 참나무에 대한 인식은 이처럼 부정적이다.
그렇지만 임업연구원의 연구 결과를 보면 참나무는 일반 유실수보다 수익성이 2배나 높다.
표고는 참나무에서만 자라는 버섯인데 표고 수요 증가로 재배가 늘면서 원료목인 참나무가 좋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40년생 낙엽송이나 잣나무는 1㎥에 10만~11만원에 거래되지만 20년생에 불과한 참나무는 1㎥에 21~23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참나무가 잡목으로 여겨져 온 이유가 있다. 척박한 땅에 자라는 참나무는 곧게 자라지 않고 구불구불했다.
곧게 자란 참나무는 가구용으로 비싸게 팔리지만 그렇지 못한 참나무는 연료용이나 펄프용으로 값싸게 파는 경우가 많았다.
이 때문에 별로 돈이 되지 못하는 나무로 천대 받고 다른 수종으로 바꿔지는 수난을 겪어야 했다.
그렇지만 참나무는 천덕꾸러기 나무가 아니라 홍수를 예방하고 산림 생태계를 유지시키는 수호천사(守護天使)다.
참나무는 오크(oak)라 하는데 단단하고 무늬도 아름답기 때문에 크게 잘 키운 참나무는 값비싼 가구에 사용되는 고급 목재이다.
산림청은 참나무를 더욱 곧고 우람하게 키워 고급 목재가 되도록 하기 위해 천연림 육성사업을 벌이고 있다.
최근에는 한강을 비롯한 5대강 유역에 참나무 묘목을 대대적으로 심는 수원(水源) 함양림 조성사업도 벌이고 있다.
이런 참나무가 아직도 잡목으로 오해 받는 사례를 보면 안타까운 마음을 금하기 어렵다. 참나무에 대한 인식이 바뀌기를 기대한다.
/허경태 산림청 사유림지원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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