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조두영박사에게 상담하세요] "여자 친구 있었으면" 뒤늦은 바람기 발동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조두영박사에게 상담하세요] "여자 친구 있었으면" 뒤늦은 바람기 발동

입력
2002.07.09 00:00
0 0

Q 이제 막 노년기 문턱을 넘어선 60대 초반입니다. 젊었을 때는 이 나이쯤이면지나온 인생을 정리하고 조용히 죽음을 기다려야 할 때라고 생각했습니다.그러나 저는 요즘 주책스럽게도 여자친구를 사귀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물론 집사람이 시퍼렇게 살아있지만 ‘연애를 하면 기운이 난다’는 주변의 연애 예찬론자들의 말에 귀가 솔깃해진 탓인지도 모릅니다.

이성을 사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남자로서 더 멋있어 보이는 방법은 없는지 연구도 합니다. 제가 정말 터무니없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서울 혜화동 김씨)

A 인간과 일부 동물은 바람기를 타고 납니다. 멧새 암컷의 40%는 다른수놈의 새끼를 낳으며, 제비 암컷은 자기보다 긴 꽁지를 가진 수컷을 만나면정신이 홀랑 나간다는 조사연구가 있습니다.

남자는 가급적 씨를 많이 뿌리려들고, 여자는 좋은 씨를 받고 싶어 합니다. 남자는 자기 배우자보다 젊고,지능이 낮은 상대에 눈을 파는가 하면 여자는 지능과 능력이 뛰어난 남자에게 끌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남자는 아내가 다른 남자에게 정을 주는 것은 참아도 동침하는 것은 참지 못하는 반면 여자는 그 반대입니다. 고등동물 자웅은 낳은새끼가 독립할 나이가 되면 실증이 나서 서로 헤어지는 것으로 미루어 보아 인간은 아마도 결혼 후 4~7년이 권태기겠지만 둘째, 셋째 자식이 생겨 그대로 넘어 간다고 봅니다. 이래서 원만한 결혼이란 인간이 선천적으로 타고 난 이런 충동을 어떻게 자제하는가에 크게 달려 있지요.

60대이신 댁이 연애전선에 팔을 걷어 붙이고 나섬은 터무니 없는 생각은 아니나 주책은 없으시다고 보겠습니다. 사랑은 온다면 조용히, 자연스럽게 다가오며, 친구들 부추김으로 떠들썩하게 오는 것은 사랑이 아닌 장난입니다.

장난치다가 부인에게 걸리시는 경우에는 수십 년 부엌 칼잡이와 솥뚜껑 운전사로 다져진 굵은 팔뚝의 부인을 댁이 당하실 수 있습니까? 그러니 부인을 억지로라도 예쁘게 보려는 노력을 하시고, 모양도 부인을 위해 내시면 부인도 어느덧 댁을 옛날의 그 청년으로 대해 주실 것입니다.

/서울대 의대 정신과 교수 dooyoung@plaza.snu.ac.kr, 팩스 725-2825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