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파워콤 지분 매각 입찰이 유찰된 이후 재입찰 또는 수의계약 여부에 대한 산업자원부와 한국전력의 결정을 앞두고 입찰에 참여했던 하나로통신과 데이콤의 대립이 심화하고 있다.하나로통신 신윤식 사장은 8일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한국전력이 이미 2차례나 유찰된 파워콤 지분을 매각하기 위해 수의계약 방식을 채택하더라도 지난번 입찰에서 가장 높은 가격을 써낸 하나로통신에게 우선 협상권이 주어져야 한다”며 “이것이 투명하고 공정한 매각절차”라고 말했다.
하나로통신 관계자는 하나로통신과 데이콤의 파워콤 지분 매각 입찰 가격에 대해 “데이콤과 하나로통신이 파워콤 주당 가격을 각각 1만원에서 1만1,000원, 1만4,000원에서 1만5,000원으로 적어 제출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 사장의 이 같은 발언은 하나로통신보다 낮은 가격을 써낸 데이콤에 우선 협상권이 돌아간다면 파워콤 지분 매각 절차의 공정성 문제가 돌출할 수도 있다는 점을 부각시킨 것으로, 그동안 매각가격 최우선 입장을 밝혀온 산업자원부와 한전측을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신 사장은 “데이콤이 파워콤의 주인으로 결정될 경우 하나로통신이 데이콤과 그랜드 컨소시엄을 결성하기 위해서는 파워콤망 운영권과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하나로통신에게 준다는 보장이 있어야 한다”며 “하나로통신이 파워콤 주인이 된다면 데이콤에게 그랜드 컨소시엄의 문호를 개방하겠다”고 밝혔다.
신 사장의 발언과 하나로통신의 입찰 가격 공개 사실이 알려지자 데이콤측은 “자사 입찰 가격도 제대로 이야기 못하면서 정확하지도 않은 경쟁사의 입찰 가격을 언론에 공개하는 것은 상도의를 저버린 무책임한 행위"라고 비난했다.
데이콤 관계자는 “입찰 과정과 마찬가지로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할 경우에도 가격은 물론 대금 납부능력, 인수후 회사 운용능력 등 전체적인 평가 항목을 점검하는 것이 상식”이라며 “절차의 공정성, 투명성 문제 등을 끄집어낸 것은 결국 상황이 불리하게 돌아간다는 것을 자인한셈”이라고 지적했다.
데이콤측은 “데이콤이 파워콤 지분을 인수할 경우 하나로통신의 그랜드 컨소시엄 참여 방안을 논의할 수 있지만 CEO 자리를 달라는 하나로통신의 요구는 결코 들어줄 수 없다”고 강조했다.
황상진기자
april@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