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간 한반도에 영향을 미친 5호 태풍 ‘라마순’이 큰 피해 없이 6일 오후 동해상으로 빠져나간 뒤 소멸했다. 라마순이 예상보다 적은 피해를 낸 것은 6일 오전 군산 앞바다에서 상륙하면서 소형태풍으로 약해졌기 때문. 그러나제6호 태풍 ‘차타안’이 북상 중인데다 9월까지 3,4개의 태풍이 더 올 것으로 보여 안심하기는 이르다.
▼왜 약해졌나
라마순은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3일까지만 해도 중심부 최대풍속 초속 44㎙, 중심반경이 800㎞가 넘는 최강의 초대형급 태풍으로 한반도를 삼킬 듯한 기세였다. 하지만 세력이 점차 약해져 6일 오전 상륙 당시엔 중심부 최대풍속 초속 21㎙, 중심반경이 280㎞인 약한 태풍으로 세력이 크게 꺾였다.
기상청은 “라마순이 북상하면서 바다로부터 지속적으로 에너지를 공급 받지 못해 세력이 약화했다”고 분석했다. 라마순이 따뜻한 남쪽바다에서 지속적으로 에너지를 공급 받아 세력을 확대했지만 북위 30도를 넘어 한기대 들어서자 바다로부터의 에너지가 끊겼다는 것.
한반도 일대의 편서풍대도 태풍의 기세를 꺾는데 한 몫 했다. 한기대에 접하면서 서서히 세력이 꺾이기 시작한 태풍은 한반도 일대의 편서풍대를 뚫지 못했다. 이로 인해 중국 동중해안을 따라 북상하는 7월 태풍의 보통 진로를 벗어나 4일 오후부터 한반도쪽으로 선회했고 내륙에 다가올수록 기세는 가파르게 떨어졌다.
▼태풍 내습 많을 듯
첫 태풍 라마순에 이어 앞으로도 3,4개의 태풍이 우리나라를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6호 태풍 ‘차타안’(Chataan)이 북상 중에 있다. 기상청은 7일 “중심 최대풍속 초속 44㎙, 중심반경 550㎞의 대형태풍이 괌섬 북서쪽 약 980㎞ 해상에 위치해 시속 24㎞의 속도로 북서진중”이라며 “태풍은 계속 세력이 발달하고 있어 한반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현재 적도부근 동ㆍ중태평양 해상에 발달하고 있는 엘니뇨현상도 올해 태풍발생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에 따르면 엘니뇨현상이 발생하는 해 우리나라 여름철엔 저수온 현상과 함께 7~9월중 4개의 태풍이 내습했다. 기상 전문가들은 “올해는 태풍 내습이 빠르고 여기에 엘니뇨현상도 영향을 미쳐 위험지역에 대한 사전 안전점검 등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국기자 d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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