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29ㆍ텍사스 레인저스)와 김병현(23ㆍ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희비가 극명하게 갈렸다.6일(한국시간) 전반기 마지막 경기인 볼티모어전을 승패없이 마무리한 박찬호의 전반기 성적표는 11경기에서 3승4패. 방어율 8.00으로 최악의 전반기를 보낸 1999년(5승7패 방어율 6.52)보다 더 나쁘다.
아메리칸리그의 텍사스로 이적하며 5년간 6,500만 달러에 계약한 특급투수의 성적으로는 참혹하기 짝이 없다.
박찬호는 후반기 성적이 좋은 전형적인 슬로우스타터지만 현재 페이스로는 97년부터 5년 연속 이어온 두자리 승수 달성도 힘겨울 전망이다.
시즌개막 직전 허벅지 부상으로 개막전에서 난타당하며 41일간이나 1군에서 제외됐던 박찬호는 부상 후유증을 극복하지 못한데다 새로운 투구폼 적응에 실패하는 등 회생의 기미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LA 다저스 시절보다 현저하게 떨어진 직구구속 회복 여부가 후반기 성적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박찬호의 그늘이 깊어질수록 김병현의 비상은 대조가 됐다. 4월에만 5세이브를 기록하며 산뜻한 출발을 한 김병현은 5~6월 한때 12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하는 등 ‘언터처블’의 위력을 과시하며 전반기를 3승(1패) 22세이브로 마쳐 내셔널리그 구원부문 7위를 달리고 있다.
김병현은 또 내셔널리그 최연소 50세이브를 달성했고 한국인으로선 박찬호에 이어 두번째로 올스타에 선정되는 등 지난해 월드시리즈의 악몽을 떨치고 최고의 전반기를 보냈다.
일본 프로야구에서는 구대성(33ㆍ오릭스)의 약진이 빛을 발했다. 물방망이 타선 탓에 전반기 15경기 등판에 5승(4패)만을 챙기는 등 외형상 성적은 평범하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최고의 활약을 보였다.
구대성은 퍼시픽리그 투수중 유일한 1점대 방어율(1.82)로 1위를 독주하고 있고 탈삼진도 101개를 기록, 리그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이왕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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