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의 금융 지주회사인 씨티그룹이 조흥은행의 신설 카드법인에 공동 대주주로 참여, 한국 신용카드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씨티그룹이 국내에서 카드사업을 시작할 경우 은행 및 소비자금융(대금업)에 이어 증권, 리스 등 각 분야에 걸친 전방위 금융서비스 체제를 구축하는 셈이어서 국내 금융시장 판도 변화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조흥은행은 7일 씨티그룹을 카드지분 매각을 위한 단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 자산실사 및 가격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흥은행은 이달말이나 내달초까지 가격협상이 마무리되는 대로 카드사업부문을 은행에서 분리, 씨티그룹과 공동으로 운영하는 독립 카드사를 출범시킬 계획이다. 씨티그룹은 신설되는 조흥은행 카드법인의 지분 49%를 7억5,000만~8억달러 선에 인수한다는 데 의견을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흥은행 고위 관계자는 “국내외 금융기관 7~8곳이 인수의향서(LOI)를 제출, 치열한 인수전을 펼쳤지만 씨티그룹이 사업비전이나 가격조건 등에서 후한 점수를 받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며 “재벌의 신규진출 등으로 카드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만큼 가능한 한 이른 시일 내에 신설카드사를 발족한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별도의 신용카드사를 설립하더라도 현재의 비씨 브랜드는 당분간 유지할 방침”이라며 “매입희망자도 비씨카드 브랜드의 가치와 네트워크를 계속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데 동의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지난해 외환카드 인수를 추진했다가 9ㆍ11 뉴욕 테러사태로 꿈을 접어야 했던 씨티그룹이 재차 도전 끝에 올 하반기 중 한국 카드시장에 진출할 수 있을 전망이다. 조흥은행 카드지분 인수 협상이 성사될 경우 씨티그룹은 국내에서 은행(씨티은행)뿐 아니라 증권 중개업무(자매회사인 살로먼스미스바니증권), 벤처투자(씨티콥 캐피탈 코리아), 리스(제일씨티리스), 대금업(씨티파이낸셜코리아) 등을 포괄하는 종합금융업체로 발돋움하게 된다. 특히 조흥은행 카드부문이 비씨 계열의 은행계 카드사 중 1, 2위를 다투는 규모임을 감안할 때 씨티그룹의 선진시스템과 마케팅노하우가 접목될 경우 카드시장의 세력 재편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변형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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