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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여중생 역살, 뒤늦은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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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여중생 역살, 뒤늦은 사과

입력
2002.07.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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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양주군에서 발생한 미군 장갑차의 여중생 2명 사망 사고가 이성적인 해결의 방향으로 가닥이 잡혀가고 있다.당초 유가족과 대책위, 미군측의 불필요한 감정적 충돌을 우려했던 것(7월1일자 사설)을 생각하면 정말 다행이 아닐 수 없다.

우선 리은 라포트 주한 미군사령관이 늦게나마 “미 육군이 이 비극적인 사고에 대한 전적인 책임이 있음을 인정한다”고 한 사과표명을 우리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비록 여론에 떠밀려 한 것이라 해도 그 동안 미군 당국이 보여온 ‘나 몰라라’는 식의 태도에 비춰볼 때 사고수습을 위해 성의를 다하겠다는 전향적 의사표시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한국의 사법당국도 정상적인 조사절차를 밟겠다고 약속했다. 유가족의 고소장을 접수한 검찰은 오는 8일 관련 미군병사를 조사키로 했고 미군측도 조사에 협조키로 했다.

이와 함께 한미 양국은 유가족에 대한 배상문제에 대해서도 합리적이고 신속한 배상이 이뤄지도록 협의 중이다.

하지만 이번 사고는 ‘공무중의 사고’에 해당하므로 주둔군지위협정(SOFA)에 따라 미군이 1차 재판관할권을 갖는다.

그러나 사안의 중대성에 비추어 사고 책임자에 대한 형사재판은 한국 법정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게 우리의 입장이다. 사고를 낸 미군 병사에 대한 징벌의 차원이 아니라 진상규명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미 양국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미군범죄 처리와 관련해 교훈을 얻어야 한다.

앞으로도 유사한 범죄는 계속 발생할 텐데, 적당히 얼버무리고 묻어두려 했다가 사회단체에서 들고일어나 여론이 나빠지면 그때서야 허둥대며 진화에 나서는 방식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어떤 경우든 신속하게 진상을 규명하고 그 책임을 분명히 가리는 것 만이 원만한 해결의 기본조건이란 점을 유념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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