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동대응은 미흡, 전반적으로는 중간성적 정도.’국방부가 5일 서해교전과 관련한 합동참모본부 전비태세검열실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짓고 이 같은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지면서 ‘책임자 처벌’수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조사작업은 아군의 초기대응, 북 경비정의격침 불발, 작전의 적절성, 어선의 조업한계선 침범 여부와 교전에 미친 영향 등에 맞추어졌다.
■‘북 이상징후, 우리측 피해 보고 혼선’
먼저 북 경비정의 이상징후에 대한 파악 미흡과 우리 고속정의 피해 보고 혼선은 문제점으로 지적된 것으로 전해졌다.
해군이 북 경비정이 이틀간 연속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하고, 당일에도 경비정 2대가 평소와 달리 7분 간격으로 남하하는 등 이상징후를 보였으나 이를 파악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교전 후 작전에서는 초계함이 교전장 해역에 늦게 도착하고 유효사거리 내에서 적 경비정에 사격하지 못한 점이 잘못으로 지목됐다.
교전이 오전 10시25분에 시작됐으나, 초계함은 18분 뒤인 43분에 76㎜ 함포의 유효사거리에서 12~13마일 이나 떨어진 곳에서 첫 사격을 시작했다.
2함대사령관은 이에 대해 “수로에 설치돼 있는 어망 때문에 전속력을 내지 못한 채 우회기동을 하다 7~8분 늦게 도착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교전 25분 동안 함포 등 4,200발을 적 경비정에 집중, 적에게 치명타를 입힌 것은 긍정적인 측면으로 받아들여졌다.
■‘북 경비정에 함포 적중 실패”
북 경비정을 격침하지 못한 것은 210톤의 북 경비정의 하부에 함포가 적중되지 않은데다 경비정 내에 침수를 막을 수 있는 격실 때문으로 분석됐다.
특히 초계함이 함대함 하푼미사일을 발사하지 못한 것은 북 경비정과 교전중인 우리 고속정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고, 북측의 반격도 우려됐다는 점을 검열실이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어민들의 어로한계선 월선 조업과 군 당국의 묵인이 교전의 원인이라는 일부 언론의 지적에 대해서는 군이 27~29일 어망철거작업 요청을 승인해주었지만, 불법어로를 묵인하지 않았고 북한을 자극할만한 것이 아닌 것으로 해석됐다.
이 같은 조사 결과가 알려지면서 국방부 내에선 ‘책임자 처벌’수위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상당수는 “작전에 치명적인 결함이 없는 한 작전권자인 2함대사령관 등을 경고하는 선에서 그쳐야지 수위를 높여서는 안된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우리가 큰 피해를 입은 만큼 책임 소재는 철저히 가려야 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권혁범기자
hb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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