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文喜相) 대선기획단장, 정동채(鄭東采) 후보비서실장, 이강래(李康來) 전략기획실장, 염동연(廉東淵) 정무특보.모두 민주당 노무현 대통령후보의 1급 참모들로 노 후보의 탈(脫)DJ 작업을 주도하고 있다. 청와대와 각을 세운 노 후보의 4일 기자회견 준비 과정서도 이들은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그러나 네 사람의 정치 원적은 모두 ‘동교동’이다. 문 단장과 정ㆍ이 실장 세 사람은 야당 시절 DJ 비서 출신이다.
문 단장과 이 실장은 현 정부 들어 청와대 정무수석, 안기부 기조실장의 요직까지 지냈다. 염 특보는 DJ 장남 김홍일(金弘一) 의원이 만든 연청(聯靑) 사무총장 출신으로 본인도 김 의원 사람임을 부인하지 않는다.
이런 면에서 보면 이들은 정권교체기 ‘정치 유전(流轉)과 무상함’의 대표적인 사례인 셈이다.
악역이 부담스럽기 때문인지 네 사람은 한결같이 “노 후보는 DJ와 차별화하거나 DJ를 밟고 넘어가려는 게 아니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정 실장은 노 후보 회견 전날과 당일 아침 청와대 박지원(朴智元) 비서실장을 접촉해 이 같은 뜻을 전하고 이해를 당부했다.
문 단장은 한화갑(韓和甲) 대표에게 기자회견 내용을 미리 통보했다가 “신중하지 못한 결정”이라는 좋지 않은 소리까지 들었다.
모두 “정권 재창출을 위해서라면…”이라며 각오를 다지고 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이들의 고민과 난처함은 가중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신효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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