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누가 '안네의 일기'를 멈추게 했나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누가 '안네의 일기'를 멈추게 했나

입력
2002.07.06 00:00
0 0

누가 안네 프랑크를 밀고했는가.‘안네 프랑크의 일기’ 로 알려진 유대계 네덜란드 소녀를 나치 집단수용소에서 숨지게 한 검은 밀고자를 찾기 위한 노력이 다시 시작됐다.

네덜란드 전쟁문서연구소는 4일 “최근 전기작가 등이 제3의 밀고자가 있다고 밝힌 주장에 설득력이 있다” 며 “밀고자 색출작업을 재개해 올해 말까지 보고서를 작성하겠다” 고 밝혔다.

이 연구소가 관심을 갖는 ‘혐의자’ 는 프랑크의 전기작가 멜리사 뮐러가 지목한 청소부 레나 하르톡과 다른 전기작가 케럴 앤 리가 주장하는 안톤 할러. 하르톡은 당시 프랑크를 비롯, 가족 8명이 숨어 있던 암스테르담 운하 창고건물을 청소하던 여자로, 네덜란드 경찰이 수년 동안 혐의를 둬 왔던 같은 창고의 잡역부 빌렘 반 마렌의 친구 부인이다.

할러는 프랑크의 아버지이자 유일한 생존자였던 오토 프랑크(1980년 사망)와 사업상 관계를 맺고 있던 사람으로 지금까지 전혀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던 인물이다.

리가 이달 초 출간한 프랑크 전기에 따르면 할러는 오토 프랑크를 배신했을 뿐 아니라 그가 2차대전 초기 나치 독일과 사업을 했던 것을 악용해 그가 수용소에서 생환한 다음에도 이를 폭로하지 않는 대가로 돈을 요구하는 등 협박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태생의 오토 프랑크는 1933년 네덜란드로 이주, 독일 군대에 납품하는 향료 회사를 운영했는데, 아우슈비츠에서 아내와 두 딸을 잃고 1945년 돌아온 뒤 독일과의 과거 거래 전력 때문에 재산을 몰수당할 것을 우려했다.

네덜란드 경찰 등은 지금까지 반 마렌을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2차대전 직후와 1960년대 두 차례 그를 조사했으나 확실한 증거를 잡지 못했으며, 반 마렌도 1971년 사망할 때까지 자신의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

1929년 6월생인 안네 프랑크는 비밀경찰에 체포된 1944년 8월 4일까지 25개월 간 창고건물에 가족들과 함께 은둔했으며 그의 가족이 숨어있다는 것을 전화로 제보받은 비밀경찰에 의해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로, 뒤이어 베르겐 벨젠 수용소로 끌려갔다. 안네는 다음해 수용소에서 유대인이 석방되기 불과 수주전인 3월 발진티푸스로 숨졌다.

‘안네 프랑크의 일기’ 는 그가 13세 생일 때 선물로 받은 일기장에 나치 치하의 압제상을 어린 소녀의 눈을 통해 기록한 것으로, 일기가 보관돼 있는 암스테르담 시내 운하변의 기념관 ‘안네의 집’ 은 나치 대량학살을 고발하는 상징물로 남아 있다.

황유석기자

aquariu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