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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교전 유가족들, 부상장병 찾아 위로 "우리아들은 떠났지만 자네들이 자랑스럽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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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교전 유가족들, 부상장병 찾아 위로 "우리아들은 떠났지만 자네들이 자랑스럽네"

입력
2002.07.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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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기운을 차리게, 우리 아들은 세상을 떠났지만 용감히 싸워준 자네들이 자랑스럽네.”서해교전 순국장병의 유가족 13명은 5일 경기 성남시 분당 국군수도병원을 방문, 서해교전에서 부상한 장병들을 위문했다. 유가족들은 부상장병 19명이 입원해 있는 병실을 일일이 찾아 부상장병과 가족들의 손을 잡고 빠른 쾌유를 빌었다.

고 조천형 중사의 아버지 조상근(63)씨는 "천형이 아버지야. 빨리 나아야지...우리 아들과 똑같네..."라며 마치 아들을 만난 듯 눈물을 글썽거리며 부상병들을 위로했다. 고 윤영하 소령의 아버지 윤두호(61ㆍ해사 18기)씨는 서해교전 당시 윤 소령에게 인공호흡을 시도한 황창규(27) 중사의 손을 꼭 잡은 채 "고맙다"는 말을 전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장례식 동안 통곡과 실신을 반복했던 조 중사의 어머니 임헌순(55)씨는 여전히 아들의 죽음이 믿어지지 않는 듯 부상병을 껴안고 "천형아, 어디 갔냐"며 오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유가족들은 부상병들에게 "어떻게 해서 다쳤느냐"며 교전 당시 상황을 물어보기도 했다.

머리에 파편상을 입은 김 현(31) 중사는 "자식을 잃은 슬픔이 가시지도 않았을 텐데 오히려 우리를 위로하러 찾아와 주시다니 너무도 고맙다"며 울먹였다. 부상을 입은 이희완 중위의 형 상현(32)씨는 "고맙습니다. 함께 돌아오지 못해 너무 죄송합니다”라며 유가족들의 슬픔을 달랬다.

이날 유가족들에게 전사한 전우들의 생전모습을 떠올리게 한 부상장병들의 얼굴엔 "빨리 자리를 털고 일어나 전우들이 못다한 효도와 국토방위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결연한 다짐이 배여 있었다.

최기수기자

mount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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