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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K리그] (3·끝)재미있는 축구로 가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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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K리그] (3·끝)재미있는 축구로 가는길

입력
2002.07.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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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이 그저 걸어다니는 것 같다.”지난해 거스 히딩크 감독이 국내 프로리그를 관전하며 남긴 한 마디는 한국프로축구의 문제점을 그대로 말해준다.

프로축구는 영화 상영시간보다 짧은 90분내에 박진감 있는 경기를 펼쳐 관중을 만족시켜야 한다는 책임을 안고 있지만 경기의 실태는 정반대다.

‘경기흐름은 항상 끊기기 일쑤고 지루한 공중볼이 경기 시간의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것이 국내축구팬들의 한결 같은 성토였다.

3시간 가량 진행되는 프로야구와의 관중확보 경쟁에서 밀릴 수 밖에 없는 이유도 결국 프로축구의 재미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재미있는 경기를 펼쳐 관중에게 만족감을 줘야 한다는 점은 선수, 구단, 연맹 관계자가 모두 동의하는 대목이지만 해결방안은 쉽지 않다.

“1주일에 2차례 경기를 치르는 빡빡한 일정 속에 제대로 된 경기력을 발휘하기는 사실상 곤란하다”는 것이 선수들의 한결 같은 하소연이다.

프로연맹의 한 관계자는 “유럽, 일본 리그처럼 주중 1차례만 경기를 치른다면 경기의 박진감이 높아지겠지만 겨울과 혹서기를 빼면 경기를 치를 기간이 턱없이 부족하다”며 일정조정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최윤겸 부천SK감독도 “휴식기간이 충분하다면 각 구단이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얼마든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각 구단이 문단속 위주의 수비축구를 구사, 재미를 반감시키는 것도 국내 10개 구단 모두가 모기업의 홍보수단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만성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구단의 관심사는 오로지 성적 뿐이다. 부산 아이콘스의 한 관계자는 “좋은 경기 내용으로 팬이 늘어나 각 구단의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면 성적 이외의 요인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비정상적인 대표팀 운영도 프로축구의 발전을 가로막는 요인이다. 김호 수원삼성감독은 “아시안게임, 올림픽 등 모든 국제경기에서 다 이기려 하는 것도 큰 문제”라며 “프로축구의 질을 향상시키려면 이제는 국제경기의 중요도와 등급을 나눠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현 상황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팬들의 지속적인 관심이라고 축구인들은 입을 모은다. 허정무 KBS 해설위원은 “국내 프로축구의 경기당 평균골은 결코 적지 않다.

즐기는 각도에 따라 재미가 틀릴 뿐”이라며 “팬들의 꾸준한 애정만이 프로축구 발전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이준택기자

nag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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