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재야출신 의원들이 2일 ‘개혁정치모임’이라는 별도의 조직을 결성함으로써 민주당내에서 개혁을 표방하는 세력이 2원화하게 됐다. 지금까지는 ‘쇄신연대’라는 모임이 이런 저런 현안에 대한 당내 문제제기를 사실상 독점하다시피 해왔으나 이제는 개혁 논의에 있어서도 경쟁체제가 들어선 것.두 세력은 회원 규모가 각각 의원 30여명 안팎으로 엇비슷한데 중복되는 회원도 7~8명에 이르고 현안에 대한 뚜렷한 이견도 없어 사실 경계가 애매하다. 이들은 모두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 이외에는 대안이 없다고 생각하는 ‘친(親) 노무현’그룹이라는 데에도 일치한다.
그러나 양측의 주도세력이 서로 상대방에 대해 차별성을 주장하는 이유도 나름대로 뚜렷하다. 개혁정치모임은 이해찬(李海瓚) 임채정(林采正) 이상수(李相洙) 이창복(李昌馥) 천정배(千正培) 함승희(咸承熙) 김희선(金希宣) 의원 등이 주도한다. 이들은 “쇄신연대는 현안 타개를 위해 모인 세력이기 때문에 노선상의 동질성이 상대적으로 약하다”며 개혁정치모임의 정책지향성을 강조한다.
이에 비해 쇄신연대는 장영달(張永達) 천용택(千容宅) 박상규(朴尙奎) 문희상(文喜相) 추미애(秋美愛) 조성준(趙誠俊) 의원 등이 중심이다. 이들은 “당 쇄신국면에서 재야출신 의원들의 역할은 미미했다”면서 “쇄신작업은 계속돼야 하는 만큼 쇄신연대가 더 생명력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내 일부에서는 쇄신연대가 한화갑(韓和甲) 대표의 지지그룹에서 출발했다는 점에서 한 대표에 대한 입장이 이 두 세력을 가르는 경계선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런 사정이 있기 때문에 양측 내부에서 통합을 시도해야 한다는 논의도 일부 나오고 있으나 아직은 신경전이 더 두드러진다. 이른바 개혁그룹 내에서 주도권 다툼이 벌어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고태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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