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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맨 인 블랙2 / 폭소탄 재장점…그들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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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맨 인 블랙2 / 폭소탄 재장점…그들이 돌아왔다

입력
2002.07.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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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여름 전세계에서 6억달러를 벌어들이며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맨 인 블랙(Men in Black2)’이 다시 찾아왔다.검은 색 레이밴 선글래스를 필두로 장례식장 직원처럼 온통 새까맣게 뒤집어쓴 외계인 관리 특수 요원(MIB)들이 전편과 똑 같은 진용으로 다시 찾아온 것이다.

이들이 지구를 따분함에서 구하기 위해 가져온 상상력 웃음 엽기의 종합선물세트는 전편보다 강력하다.

‘자르다’ 행성의 설리나(라라 플린보일)가 25년 전 MIB에게 당한 복수를 갚기 위해 날아온다.

설리나가 타고 온 우주선의 크기는 겨우 등산용 버너만하다. 하지만 비웃지 말 일이다. 손만 뻗으면 수천 개의 메두사가 나오는 설리나 앞에서 지구의 운명은 풍전등화다.

이미 지구에는 수많이 외계인들이 숨어있어서 설리나와 공조를 한다는데…. 이런 심각한 위기 속에서 제이(윌 스미스)는 전편에서 사라진 전설적인 요원 케이(토미 리 존스)를 아쉬워한다.

제이는 예전의 기억을 깡그리 잊고 우체국에서 일하는 케이를 가까스로 만나 그의 기억을 되살리는데 성공한다.

‘맨 인 블랙2’를 빛나게 하는 것은 배리 소넨필드 감독 특유의 유머감각이다. 소넨필드는 쉴 새 없이 유머와 수다를 쏟아놓는다.

잡지 모델로 섹시하게 변신한 설리나에게 강간범이 다가서는 장면만 맛뵈기로 살짝 보기로 하자.

우락부락한 강간범 왈, ‘맛있게 생겼어’. 잠시 후 강간범은 사라지고 대신 설리나의 배가 한껏 튀어나온다. ‘너도 맛있어’. 설리나가 지구를 공포로 모는 장면조차 코믹하기 그지없다.

소넨필드 감독은 외계인을 흉측한 괴물로만 그려내지 않았다. 외계인을 지구인의 이웃으로 바라보는 그의 독특한 시각은 이 영화의 또 다른 재미.

소넨필드는 1953년 뉴욕 생으로 카메라 감독 출신이다. 코엔 형제(‘바톤 핑크’), 로브 라이너(‘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와 함께 일할 때부터 특유의 현란한 시각적 이미지로 이름났다.

‘아담스 패밀리’(1990) 이후 발휘해온 엽기발랄한 상상력은 그의 트레이드 마크.

윌 스미스와 토미 리 존스의 황금 버디가 뿜어내는 매력은 여전하다.

눈을 즐겁게 만드는 다양한 신종 무기와 급할 땐 우주선으로 변모하는 메르세데스 벤츠의 위용도 눈에 쏙 들어온다.

기발한 장면은 곳곳에 포진해있다. 등 뒤에 주먹만하게 솟아오른 분신이 기절한 본체를 인공 호흡하는 장면, 초미니 외계인들이 코인 락커 안에서 MIB 찬가를 합창하는 장면 등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

뉴욕 전철을 잡아 먹는 외계인, 말보로를 피우며 폼을 잡는 벌레 외계인, 십여 개의 팔로 동시에 우편물을 분류하는 외계인, 얼굴 하나를 등 뒤에 달고 다니는 외계인, 턱에 ‘쌍방울’이 달린 외계인 등 등등 다양한 외계인들의 면모를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다.

달리의 그림에나 나올법한 이 기상천외한 캐릭터들은 관객의 상상력을 한껏 자극한다.

연작 만화 ‘맨 인 블랙’(1997)이 원작이며 월드 트레이드 센터에서 찍으려던 마지막 장면은 9·11 사태 때문에 크라이슬러 빌딩으로 옮겨서 찍었다.

스티븐 스필버그가 제작했고 1억8,000만달러를 쏟아부었다. 미국내 예상 흥행수익만 4억달러로 올 여름 최대의 블록버스터란 기대를 받는다.

‘맨 인 블랙’은 1997년 서울 12개 개봉관에서 66만명의 관객을 모은 바 있다. 미국에선 5일 개봉하며 한국은 12일 개봉이다. 12세 관람가.

이종도기자

ecri@hk.co.kr

■'말하는 개' 무슈 열연 또 하나의 볼거리 제공

글로리아 게이너의 ‘I’ll Survive’(우리나라에서는 진주가 ‘난 괜찮아’로 번안곡 발표)를 애절하게, 바하마 출신의 9인조 흑인 밴드 바하멘의 강렬한 힙합 비트곡 ‘Who Let The Dogs Out’의 후렴구 ‘우프 우프’를 격렬하게 몸을 흔들며 따라 부른다.

‘맨 인 블랙2’에서 단연 돋보이는 연기로 관객을 사로잡는 외계인 통제 요원인 퍼그 프랭크. 본명 무슈. 노래로 관객을 사로잡는 능력만 따져도 카메오로 출연한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과 그래미상에 빛나는 윌 스미스를 누르고도 남는다.

유머 감각은 또 어떤가. “개 주제에 가만히 있으라”는 윌 스미스의 비아냥에 “종(種) 차별하지 말라” 며 따끔하게 비판하는가 하면, 지나가는 멋진 여자를 보면 한 마디 건네는 것도 잊지 않는다.

동물영화가 아닌 영화로는 이만큼 대사가 많은 동물은 없었을 것이다. 물론 대사 부분은 컴퓨터그래픽의 도움을 받은 것이지만 무슈의 연기엔 어색함이 없다.

퍼그 프랭크는 97년에 개봉한 ‘맨 인 블랙’에도 잠깐 등장했었다. 당시 1세였던 무슈는 현재 개로서는 중년의 나이인 6세.

2편에 출연키 위해 3개월간의 훈련을 거쳐 개 오디션을 통과했다. 윌 스미스는 6월 초 방한, “무슈는 우리들의 대사를 듣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영리한 개”라며 파트너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무슈는 TV시리즈와 토크쇼를 거쳐 ‘빅마마 하우스’ ‘조이 라이더스’ 등에 출연했고, 여름 미국에서 방영할 TV 단막극 ‘굿모닝 마이애미’에 출연하며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농장에서 개인조련사의 트레이닝을 받고 있다. 콜럼비아 영화사는 “무슈가 좋아하는 음식은 스테이크와 냉동건조한 간이고, 취미는 해변가 산책, 여자 친구는 ‘양들의 침묵’에 출연했던 은퇴한 여배우 달라”라며 뮤슈를 의인화해, 프로모션에 열을 올리고 있다.

‘말하는 개’는 최근 할리우드 영화의 새로운 전략. 지난해 개봉한 ‘캣츠 앤 독스’에 이어 여름 개봉할 ‘스쿠비 두’ 역시 말하는 개를 등장시켜 사람 같은 개에게 극중에서 더 많은 역할을 할애하고 있다.

이종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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