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을 중심으로 만든 제도가 결국 남성까지 속박하는게 우리의 호주제입니다.”3일 한국가정법률상담소(소장 곽배희)의 호주제 폐지 홍보대사로 위촉된 정신과 전문의 김병후(金丙厚ㆍ47)씨는 호주제 폐지가 결코 ‘여성운동’에 국한되지 않음을 강조했다.
“호주제가 주는 아픔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재혼한 부모 밑에서 아이는 낳은 아버지를 버릴 수도, 새 아버지의 성을 따를 수도 없지 않습니까. 결국 그 고통은 가족 모두의 고통으로 이어집니다.”
평소 KBS ‘아침마당’, SBS ‘터닝포인트-사랑과 이별’ 등에서 부부문제에 대해 조언을 하는 그는 남성인 아버지가 나서 남녀간 성적 불평등 교정에 앞장서 왔다.
1년 전부터 ‘딸사랑아버지모임’의 공동대표직을 맡아 ‘평등사랑공동페스티벌’ 을 열었고, 최근에는 한국일보에 ‘여성탐구’를 집필하며 여성의 잠재력과 가능성을 분석했다.
^호주제 폐지 홍보대사를 맡은 만큼 그는 호주제의 ‘허상’를 명확히 알리는 데 중점을 둘 생각이다.
“호주제는 일본 법체계를 흉내내서 만든 것일 뿐, 절대 우리 고유의 가족법체계가 아닙니다. 꼭 필요한 것도, 없으면 큰 혼란이 생길 것도 아닌데 많은 사람에게 아픔을 주고 있습니다. 세상에 이런 법이 또 있을까요?”
양은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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