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서해교전의 와중에서 부시 행정부 출범 후 첫 대북 본격 교섭이 될 특사파견을 취소한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원인 제공이야 북한이 했지만 미국은 취소 결정을 재고하는 게 바람직하리라 본다.
그래야만 대북문제 해결에 있어 소극적 이라는 지적을 면할 수 있고, 자꾸만 대화를 기피하는 북한을 국제 무대에 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더구나 북미간에는 2003년에 새로운 현안(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 유예의 종료와 핵사찰 수용여부, 경수로 완공지연에 따른 보상문제 등)이 시한에 쫓기며 다가서고 있다.
일각에서는 내년 한반도에 안보위기가 올 가능성을 지적하며 우려하고 있다. 미국이 북한에 대해 인내를 갖고 적극적으로 대화에 임해야 하는 이유들이다.
물론 취소결정으로 내몬 북한의 태도는 비난 받아 마땅하다. 북한은 서해에서 무력도발을 하고도 모자라 배후에 미국이 있다는 억지 주장을 했다.
미국이 특사의 격을 제임스 켈리 국무부 차관보로 격상시켜 10일에 파견하겠다고 통고한 뒤 회신을 기다렸으나 북한은 아무 답을 주지 않았다.
누가 보아도 특사를 거부한다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하다. 도널드 렘스펠드 미 국방장관은“북한이 북방한계선(NLL)을 월경한 증거를 갖고 있다”고 말했고, 부시 대통령 주변은 다시 대북 강경기조로 돌아섰다. 북한과 김정일 위원장에 대해 지니고 있던 회의적 시각을 재확인한 셈이다.
정부는 특사 파견이 취소된 게 아니라 연기됐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다소 궁색해 보이긴 하지만 한반도의 긴장완화를 위해 북미대화가 필요하다는 정부의 입장을 우리는 이해한다.
우리는 다시 한번 미국 정부가 대북대화에 나서주기를 당부하고자 한다. 한반도의 위기상황이 한미 양국에 아무런 득(得)이 되지 않으리라는 사실은 미국 스스로가 더 잘 알지 않는가.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