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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CU@K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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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CU@K리그

입력
2002.07.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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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이야기가 있다. 우리 경제가 IMF 관리체제에 돌입한 이후 가장 당황하고 피해를 많이 본 사람들은 경제학자와 경제 담당 기자들이라는 것이다.IMF 체제가 온 국민을 경제학자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IMF가 무엇인지조차 몰랐던 사람들도 환율 국제수지 외환보유액 등을 전문가 못지않게 말하기 시작했다.

주가에 대해서도 이동 평균선이 어쩌니 하면서 전망을 했다. 이러다 보니 설익은 해설을 하거나 기사를 썼을 경우에는 항의에 시달려야만 했다.

■이번 월드컵도 이와 다를 것이 없다. 월드컵은 모든 국민을 축구 전문가로 변신시켰다.

축구의 ‘축’자도 모르던 사람들이 오프 사이드는 기본 중의 기본이고, 각종 전술을 나름대로 전개하기에까지 이르렀다.

축구 전문가들과 기자들이 어느 새 설 곳을 잃게 되었을 정도다. 조금 안다고 함부로 말을 꺼냈다가는 언제 망신을 당할지 모르게 됐다.

불과 한달 만에 축구는 우리 생활 아주 깊숙이 자리잡았다. 최소한 현 상황에서는 그렇다.

■IMF 체제에서 졸업했다고 해서 경제에 관한 관심과 지식이 갑자기 사라진 것은 결코 아니다. 오히려 더 깊어져 한국 경제의 훌륭한 ‘감시자’ 역할을 하고 있다

. 이제 월드컵은 끝났다. 우리 팀은 그 누구도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4위에 올랐다. 월드컵의 경우는 어떨까.

축구라는 스포츠에 대한 그 뜨거운 열정과 풍부한 지식이 그냥 묻혀버릴 것인가.

■‘CU@K리그.’ ‘붉은 악마’가 한국 팀의 마지막 경기인 터키와의 3,4위전에서 내건 카드 섹션의 구호다.

‘See You at K리그(K리그에서 만나자)’를 신세대 사이버 언어로 축약한 것이다.

한국 축구의 ‘특징’ 중의 하나가 국가대표팀 경기 때는 운동장이 가득차지만 평소에는 텅 빈다는 것이다.

네덜란드의 발렌타인 기자는 ‘내가 본 히딩크’라는 한국일보 기고문에서 “한국 K리그처럼 4대 0으로 져도 경기내용이 좋았다며 칭찬만 하는 관중은 선수들에게 별 도움이 안 된다. 야유를 보내고 때로는 썩은 과일을 던지는 관중과 작은 패스 실수에 대해 가혹한 비난을 보내는 언론이 선수에게는 좋은 약이 된다”고 썼다.

우리에게는 이루어야 할 꿈이 있다. 7일부터 K리그가 시작된다. 어떨지 궁금하다.

이상호 논설위원

s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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