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의 눈이 외국인에게 쏠리고 있다. 외국인은 2일 거래소시장에서 500억원 넘게 순매수하는 등 지난 달 27일(마이너스 7억원)을 빼고 5거래일 연속 매수우위를 기록했다. 반면에 신규자금에 목말라 하던 기관은 설상가상으로 지난 달 이후 로스컷(손절매ㆍloss cut) 덫에 걸려 있고, 개인 고객예탁금 역시 3월 이후 내리 감소세다. 외국인의 최근 매수세가 주가 ‘바겐세일’에 따른 단기 관심이라는 지적도 있지만 반등장의 선봉은 결국 외국인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외국인이 산다
외국인이 상반기 동안 팔아치운 물량은 총 3조9,000억원 어치. 9ㆍ11 테러사태 이후 지난 해 4분기의 순매수분(3조3,600억원)을 넘어선 규모다. 그만큼 매수여력이 보강됐다는 의미다. 그간 국가신용등급은 연쇄적으로 상승했고, 5월 말에는 MSCI 지수 편입비중도 높아졌다. 5월부터 대책 없이 쏟아지며 지수를 압박했던 정부 공급물량도 이달부터 뚝 끊길 예정.
세계 자금시장 여건도 우호적인 편이다. 대신증권 정윤제 연구원은 “미국 등 선진국 시장에 대한 실망자금이 아시아증시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며 “연초 지수대 근처(+7%)까지 와 있는 현 주가도 저가메리트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 3, 4월 1조원이 넘는 순매도를 보이며 증시 부담요인으로 작용하던 외국인 매매는 5월에는 8,196억원대로 감소한 데 이어 지난 달에는 마지막 주부터 순매수세를 보이며 2,454억원어치를 순매도,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다.
■PER 8이면 매수타이밍
투자자의 일반적인 매매패턴은 기업실적이 악화됐다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는 시점이 매수 타이밍이다. 동양증권 박재훈 차장은 “1998년 증시 완전개방 이후 외국인의 매수전환 기준치는 거래소 평균 주가수익비율(PER) 8배 선이었다”며 “MSCI 지수편입종목의 올 예상실적 기준 현재 PER는 약 8.9배”라고 분석했다.
박스권 상승세가 예견됐던 2000년 10월~2001년5월의 외국인 순매수는 PER 8배에서 불붙어 10배 선에서 식었고, 대세상승기로 평가됐던 지난해 9월이후 연말까지의 랠리 기간에도 외국인 순매수는 PER 8배에서 출발, 15배에서 마무리됐다.
그는 “PER 수준이 10배(종합지수 약 900선)에 이르는 시점까지는 외국인의 매수우위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하지만 외국인 매매패턴의 주요 선행지표인 뉴욕증시의 변동성을 염두에 둬야 하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조언하고 있다.
■7월장세가 외국인 장세라면
당연히 최근 외국인이 선호한 종목들의 차별적인 상승세가 예상된다. 상반기 외국인은 삼성전자 등 전기ㆍ전자업종에서 4조8,000억원 어치를 판 대신, 금융업종(5,000억원)을 비롯해 유통 기계업종 종목 등 총 9,000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기술주를 팔고 금융ㆍ전통내수주를 사들인 것이다. KGI 투자전략팀은 시장 불안에도 불구하고 외국인들이 집중적으로 사모으고 있는 종목에 관심을 가질 것을 권유했고, 대우증권과 동양증권은 거기에다 낙폭이 큰 실적 우량주도 포함시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윤필기자
walde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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