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2일 서울시장 이ㆍ취임식과 월드컵 축제 방해 우려 등을 이유로 불구속 처리될 장애인들을 유치장에 구금, 물의를 빚고 있다. 또 경찰이 강제 연행 과정에서 장애인들과 몸싸움을 심하게 벌이고 천막을 부수는 등 과잉진압이라는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경찰은 1일 서울 종로구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구내에서 천막 농성을 벌인 ‘장애인 이동권 쟁취를 위한 연대회의’ 소속 장애인과 장애인단체 회원 30여명을 강제 연행, 밤샘 조사한 뒤 귀가 시키지 않고 유치장에 구금했다. 구금된 장애인 중에는 신체장애 2급 휠체어 장애인도 5명 포함됐다.
조사를 한 일선서 경찰 관계자는 “이들을 풀어줄 경우 2일 서울시장 이ㆍ취임식과 광화문에서 열리는 월드컵 성공 개최 축하 행사에 몰려가 소란을 피울 것이 뻔해 예방 차원에서 구금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들을 모두 불구속 처리하고 이날 밤 9시께 귀가시켰다.
이에 대해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석방이 늦어진 것은 신병처리를 검찰 지휘를 받아 처리하느라 늦어진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경찰의 강제 해산 과정에서 장애인 진모(29)씨가 눈 밑이 찢어지는 등 부상자가 속출했다.
장애인단체 회원과 장애인 50여명은 5월 발생한 발산역 리프트 추락 장애인 사망 사고에 대한 서울시의 재발 방지책 마련,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촉구하며 천막 농성을 벌였었다.
인권운동사랑방 활동가 이주영(李周煐ㆍ29ㆍ여)씨는 “매주 이동권 보장을 요구하는 집회를 벌여온 장애인들을 경찰이 월드컵 행사를 핑계로 과잉진압하고 감금한 것은 국가인 축제에서조차 장애인을 소외시키는 명백한 인권 침해”라고 주장했다.
고찬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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