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결승전에선 호나우두가 웃었지만, 골든볼 선정에선 올리버 칸이 웃었다. 골든볼 2연패를 노렸던 축구황제 호나우두(26·인터밀란)로선 아쉬울 수 밖에 없다.국제축구연맹(FIFA)과 아디다스가 2일 발표한 아디다스 골든볼(최우수선수)선정에서 독일의 골키퍼 올리버 칸(33·바이에른 뮌헨·사진)에게 밀려 실버볼에 그쳤기 때문이다.
98년 프랑스월드컵결승전 악몽이후 4년만에 득점왕(골든슈)에 오르며 브라질에 5번째 우승컵을 안긴 호나우두는 내심 트리플크라운을 자신했다.
지난달 30일 독일과의 결승전에서 골든볼을 놓고 경합을 벌이던 야신상 수상자 올리버 칸이 지키는 골 문을 두 번이나 열어 제쳤기 때문이다.
트리플크라운은 우승 메달에다 골든슈(득점왕)및 골든볼(최우수선수)을 동시에 차지하는 것으로 1982년 골든볼 선정이후 한 명도 오르지 못했다. 지금까지는 1990년 이탈리아의 살바토레 스킬라치가 골든볼과 골든슈를 동시에 받았지만 팀은 3위에 머물렀다.
예상을 깨고 골든볼을 수상한 올리버 칸은 비록 결승전 2골 포함 7경기서 3골(경기당 0.43골)을 허용했지만 거미손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이번 대회서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준결승까지 6경기서 단 1골만을 내주는 철벽방어로 개막전까지 역대 최약체라는 혹평을 받은 독일을 결승까지 진출 시킨 공로를 인정 받은 것이다.
더욱이 독일이 이번 대회 7경기서 14골을 잡아냈지만 사우디아라비아(8-0 승)와의 경기를 제외하면 경기당 1골밖에 뽑지 못하는 빈약한 골 결정력을 칸의 선방으로 극복해냈다는 평가다. 골키퍼가 골든볼을 수상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반해 98년 브라질이 프랑스에 0-3으로 패했음에도 지네딘 지단(프랑스)이 예선 경기의 퇴장 전력 때문에 어부지리로 골든볼을 수상했던 호나우두는 2회 연속 수상의 문턱에서 주저앉았다.
호나우두는 아르헨티나 캠페스이후 24년만에 득점왕 징크스인 마의 6골 벽을 깨트리며 7경기서 8골을 잡아냈다. 브라질을 통산 5번째 우승으로 이끈 주역이었지만 히바우두_호나우디뉴의 값진 조력을 감안, 칸의 공로에는 못 미쳤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여동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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