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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두영박사에게 상담하세요] 퇴직후 건강 안좋은데 가족들 무신경 서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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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두영박사에게 상담하세요] 퇴직후 건강 안좋은데 가족들 무신경 서러워

입력
2002.07.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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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초등학교 교장으로 정년 퇴직한지 2년째인 60대입니다. 요즘 불면증에체중이 주는 등 건강이 나빠지고 있지만 가족 중 누구도 신경을 써주지 않습니다.아내는 저더러 '입만 열면 아프다'고 한다며 구박이고 자식들도 '병원에가보시라'는 말 뿐입니다.평생 가족을 위해 노력했는 데 정작 내 몸이 아파도의지할 사람이 없다는 사실에 절망감을 느낍니다. (고양시 일산구 김씨)

가족으로부터 독립해 새 취미찾아 몰두를

A.평생을 2세교육을 위해 몸을 바치신 분으로, 얼마나 지금의 상황이야속하시겠습니까? 청렴결백과 헌신을 신조로 하여 모범적으로 인생을 살아 오신분으로 보여 존경이 갑니다.

남자에게 정년과 은퇴는 의미가 깊습니다. 수입이 없어지니 가족들에게 큰소리가 쳐지지도, 먹혀 들지도 않습니다. 혹 퇴직금을 일시불로 받으셨다면사방에서 사기꾼들이 떼어먹으려 노려대니 조심하라는 소리가 들려와겁나시겠지요.

교장이셨던 과거에는 학교만 나가시면 여기저기서 선생님의 눈치를 보고, 도와드릴 것 없나 살피고, 알랑방귀에 메주알 고주알 일러바치는분들도 더러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제는 그들이 만나도 코방귀도 뀌지않고모른 척 할 터이지요.

교육계 친구들 상당수가 선생님과 경쟁하다 탈락한 분들일것이니, 이제는 속으로 고소하다고 볼 터이라 실은 친구가 아니지요. 양기(陽氣)도 확연하게 떨어졌으니 부인 대하시기도 좀 떨리시겠지요. 이것이 바로 남성 갱년기 우울증입니다.

남자에게는 갱년기가 보통 은퇴와 함께옵니다. 사면초가라서 밖으로 뻗어야 할 신경이 내 몸으로만 쏠려 공연한건강걱정을 하게 되어 엄살꾼으로 낙인이 찍히지요. 우선 가족으로부터 독립하십시오.

냉장고 혼자 열기, 라면 혼자 끓여먹고설거지하기, 홀로 외식, 홀로 여행을 하십시오. 부인께는 점심차리라는 말을삼가시어 ‘삼식씨(三食氏)’라는 별명을 듣지 마십시오.

컴퓨터를 배우시어옛 동창들과 홈페이지 교신을 하면서 회고록을 쓰시면 새 사회생활이 열립니다. 시큰둥하던 부인도 얼마 있으면 다시 돌아옵니다. 자식들은 내버려 두십시오.

서울대 의대 신경정신과 교수

dooyoung@plaza.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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