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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NLL침범 서해교전 / 전문가 분석…김정일 軍강경파 통제 못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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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NLL침범 서해교전 / 전문가 분석…김정일 軍강경파 통제 못했을까?

입력
2002.07.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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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발생한 서해 교전에서 풀리지 않는 의문중의 하나는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이 이번 교전을 어느 정도 통제했느냐는 점이다.교전 발생 직후 많은 전문가들은 “북한의 진정한 의도를 파악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여기에는 ‘김 국방위원장이 북미 대화를 눈앞에 둔 시점에서 한반도 긴장의 파고를 높이겠는가’라는 의구심이 깔려 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교전의 배후에 북한 내부의 갈등이 존재하는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한 관측통은 “최근 북한 군은 빨치산 세대를 소장파로 교체하는 작업을 진행해 왔다”며 군 강경파와 김 위원장간의 권력투쟁 가능성을 언급했다.

김 위원장이 최근 군 실력자를 대거 대동한 채 정보기술(IT) 육성 등을 구호로 하는 아리랑 축전을 관람한 것, 김 위원장이 4월 임동원(林東源) 특사와 박근혜(朴槿惠) 의원 등을 만나 남북관계를 복원하겠다고 밝혔지만 실현된 것이 별로 없다는 점 등이 최근 북한내의 강경 기류를 반영한다는 지적이다.

서동만(徐東晩) 상지대 교수는 “현재 북한에서는 ‘6ㆍ15 공동선언 정신을 따르자’는 구호조차 상당히 ‘진보적’인 것으로 분류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런 분석에 따르면 남북ㆍ북미 대화 등에 거부감을 가진 군 강경파가 김 위원장의 통제 범위를 벗어나 1999년의 서해 교전에서 얻은 상처를 만회하려는 목적 등에서 독자적으로 이번 도발을 자행했다고 가정할 수 있다.

그러나 다른 전문가들은 김정일 체제가 빨치산 세대를 포함한 북한내 여러 세력의 동의하에 수립됐음을 들어 이런 가정을 반박한다.

송영대(宋榮大) 전통일원차관은 “이번 교전은 북미 대화를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 김 위원장이 지시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핵, 미사일, 재래식 무기, 인권문제 등 미측의 대화 의제에 맞서 테러지원국 해제, 북미 관계정상화 등을 의제로 상정하고 있는 북한으로서는 정전체제의 가장 약한 고리인 북방한계선(NLL) 문제를 긴급 현안으로 부각, 북미대화를 유리하게 이끌려는 계산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송 전차관은 “일부에서 군 강경파와 김 위원장의 갈등을 언급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김 위원장의 양해하에 진행돼 온 온건파에 대한 강경파의 견제”라고 말했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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