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이상 끌어 온 16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 협상이 30일 사실상 타결됐다.한나라당 이규택(李揆澤) 총무와 민주당 정균환(鄭均桓) 총무는 이날 회담에서 8일 본회의를 열어 의장단과 상임위원장을 일괄 선출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양당은 그동안 원 구성 문제를 놓고 ‘밥그릇’ 싸움을 거듭해 왔다. 한나라당은 여야구분이 사라진 국회에서 260석 중 130석을 차지한 제1당의 지위를 확실히 누리려 한 반면 민주당은 전반기 원 구성의 예를 앞세워 한나라당의 국회 장악을 저지하기 위해 맞서 왔다.
여론의 비난에 아랑곳하지 않고 한 달 이상 식물국회를 방치한 것도 양당의 이해가 상충한 때문이었다.
두 총무는 이날 협상에서 최대 쟁점인 국회부의장 배분과 관련, 각각 1석씩 갖기로 해 놓고도 겉으로는 “좀 더 논의해 봐야 한다”고 연막을 쳤다.
회담 직후 타결사실을 밝혔던 이 총무는 정 총무가 “별 진전 없다”고 입을 다물자 “좀 더 논의해 봐야 한다”고 말을 돌렸다. 그러나 이는 국회부의장을 배분받지 못한 자민련의 반발을 의식한 입조심이다.
자민련은 비교섭 단체여서 원 구성 협상에 참여할 수 없다. 그러나 전반기의 예를 들어 국회 부의장 1석의 배정을 주장해 왔으며 실현되지 않을 경우 모든 수단을 동원해 원 구성을 저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적지 않은 마찰이 예상된다.
이동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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