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한일월드컵축구대회가 30일 막을 내렸다. 사상 처음으로 아시아에서, 그것도 공동 개최로 치러진 이번 월드컵은 과거 어느 대회보다 완벽했다는 평가를 받았다.▲한국
“점수로 치면 A플러스 대회다.” 한국조직위원회는 이렇게 평가한다. 빈틈없는 대회운영과 함께 한국의 4강진출, 붉은악마의 열정적 응원 등이 맞물려 당초 목표가 모두 초과 달성됐기 때문이다.
특히 조직위는 이번 대회가 국민적 축제로 승화됐다는 점에 큰 의미를 부여한다. 훌리건 난동도 없었다. 프랑스대회처럼 암표상이 극성을 부리지도 않았다.
당초 조직위는 4,000억원 규모의 수지 균형예산을 상정했으나 광고 및 후원금, 입장권수입 증가로 최소 100억원에서 최대 수백억원대의 수입초과가 예상된다.
입장권 판매를 둘러싸고 잡음이 있었지만 한국의 선전에 힘입어 판매율이 예상치(85%)를 훨씬 넘는 90%이상으로 추정된다.
조직위는 자원봉사, 친절도, 질서 등에서 일본보다 낮은 평가를 받을 까 노심초사했지만 외국언론들은 경기장, 교통, 숙박 등 모든 면에서 한국이 앞섰다고 보도했다.
조직위는 특히 스포츠 마케팅의 불모지나 다름없던 우리 나라에 그 씨앗이 뿌려졌다는 점, 지방도시가 국제 스포츠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 세계화의 기반을 닦은 점도 보이지 않는 성과로 꼽았다.
아쉬운 점도 없지 않았다. 외국관광객이 저조한 점이 그것이다. 특히 중국관광객의 경우 비자 발급상의 문제와 자국 팀의 성적 부진으로 예상치를 크게 밑돌았다. 판정을 둘러싼 논란, 볼 보이들의 업무미숙으로 공이 2, 3개씩 그라운드에 들어가 경기흐름이 끊긴 점도 눈에 거슬렸다.
▲일본
사상 처음으로 16강에 진출, 공동개최국으로서의 의무를 다했다. 일본조직위도 대회운영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한국과 달리 대회 수지면에서는 입장권문제 때문에 지출이 더 많을 전망이다.
이번 월드컵의 또 하나의 화두는 한일관계였다. 공동개최를 통해 양국 국민은 불행한 과거사로 멀어졌던 ‘심리적 거리’를 좁힐 수 있었으며 상대국 팀을 진심으로 응원할 수 있는 관계로 발전하는 등 새로운 한일관계를 위한 싹을 틔웠다.
이광호(李光鎬·39) 도쿄 공과대 교수는 “월드컵은 단순한 축구대회가 아니다. 한일월드컵은 테러와 전쟁으로 갈라서 있는 세계를 향해 ‘평화와 화합’의 메시지를 발신했으며 아시아의 무한한 가능성을 세계에 보여준 상징적인 이벤트였다”고 말했다.
김철훈기자
chkim@hk.co.kr
박진용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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