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 부근 서해에서 발생한 남북한 교전 사태는 모처럼 해빙의 기운이 감돌고 있는 북미 관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표면적으로 서해교전은 남북간의 충돌이어서 미국과 북한이 관계 개선을 논의하는 문제와는 별개의 사안으로 비쳐질 수 있다.
하지만 북미 관계 개선이 남북 관계의 진전과 맞물려 진행돼온 점을 감안할 때 이번 교전으로 형성되는 남북 사이의 한랭 전선은 북미 관계에도 먹구름을 드리게 할 여지가 크다 .
미국은 27일 유엔주재 북한 대표부측에 고위급 대북 특사를 7월 둘째주중 파견하겠다는 방침을 제시, 북한과의 대화를 위한 적극적인 의사를 표시했다.
이 제안을 북한이 수용할 경우 조지 W 부시 행정부 출범이래 18개월여간 얼어 붙었던 북미간 대화의 물꼬가 트일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미국의 통보 이틀만에 교전이 발생, 북미가 대화의 모멘텀을 이어갈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게다가 대북 특사단의 규모와 회담 장소에 대해 완전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아 후속 협상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크다.
그러나 장기적인 측면에서는 이번 사태에도 불구, 북미의 대화는 진전 양상을 띠게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이번 사태가 당장은 껄끄러운 변수가 되겠지만 대화 분위기 자체를 깨는 중요 요소는 되지 않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워싱턴 고위 외교 관계자는 “이번 서해교전이 어떻게 마무리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며 “사태가 조기에 마무리될 경우는 북미 후속협상도 손쉽게 굴러가겠지만 사태가 악화할 경우에는 미국측도 특사 파견시기 등을 다시 저울질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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