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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잇단 제1당 의원의 실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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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잇단 제1당 의원의 실언

입력
2002.06.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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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중진의원들의 연이은 실언이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하순봉 최고위원은 최근 ‘주간한국’과의 인터뷰에서 “이제 우리도 명문학교를 나온, 좋은 가문 출신의, 훌륭한 경력을 가진 사람이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법률지원단장인 김용균 의원은 지난 24일 2심 판결로 민주당 의원 4명이 구제된 것과 관련, “1심 재판은 호남 출신이, 2심 재판은 충청 출신 법관이 맡았다”고 재판행위를 법관의 출신지역과 연관시켜 음모적으로 폄하했다. 이로 인해 서청원 대표가 공개사과까지 한 것이 불과 며칠전의 일이다.

하 최고위원의 발언 역시 중견 정치인으로서의 자질을 의심케 하는 것이다. ‘명문학교’, ‘좋은 가문’, ‘훌륭한 경력’ 운운은 물론 이회창 후보를 가리킨다는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렇지 못한 노무현 민주당 대통령 후보, 나아가 김대중 대통령과 대비해 이 후보를 돋보이게 하기 위함일 것이다. 정치인의 한마디 한마디는 정제되어야 하며, 특히 공개석상에서는 아무 말이나 쏟아놓을 게 아니라 할 말, 못할 말을 가려야 한다. 우리 정치의 망국적 요소를 꼽으라면 단연 학연ㆍ지연ㆍ혈연으로 대표되는 연고주의다. 하 최고위원의 인터뷰 내용은 ‘실력보다는 배경’임을 강조하면서 연고주의를 부추긴 꼴이다.

하 최고위원은 지난 3월19일에는 당내 소장파를 겨냥해 ‘쥐새끼’ 라는 저급한 용어를 사용해 물의를 일으켰던 적도 있다. 당지도부에 속한 그의 한심한 의식과 태도가 보여주고 있는 사태의 심각성은 비단 개인적 차원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인적 쇄신’은 민주당뿐 아니라 한나라당쪽도 시급한 것이 아닌지 한번 진지하게 생각해 보아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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