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서해교전에서 우리 해군은 4명 전사,1명 실종,부상 19명 등 고속정에 탑승하고 있던 승조원 대부분이 피해를 입고,고속정은 침몰했다.반면 북한 경비정은 화염에 휩싸인 것만 관측됐을 뿐,정확한 인명 및 함정 피해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이는 1999년 6월 서해대전때 우리측이 7명 경상,함정 일부 파손 등의 경미한 피해를본 반면 북한측은 최소 20여명이 사망하고 1척 침몰,5척이 파손된 것과는 대비되는 상황이다.이 같은 피해는 북한이 기습선제 공격을 가했기 때문이라고 군 당국은 설명하고 있지만,다른 한편으론 군의 '안이한 대응'이 화를 자초한 측면도 짙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군은 북한 경비정이 기습적으로 함포로 우리 경비정을 조준 사격할 경우 피하기가 불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북한 경비정이 이날 선제 공격한 85mm 함포는 비록 수동식이지만,최대 사거리가 15.5k에 이른다.더욱이 이날 북한 경비정과 우리 경비정 사이의 거리는 불과 450여m에 불과한데다 파고도 낮아 명중률이 높을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선제공격에 대한 무방비 상태에서 북한에 '허'를 찔렀다는 것이다.
물론 군의 이 같은 분석이 우리측 피해의 주요 원인으로 보이지만,상당수 전문가들은 서해대전 후 북한경비정의 북방한계선(NLL)침범이 빈발하면서 우리 군 내에서 이를 대수롭게 여기지 않는 느슨한 분위기도 한몫 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27일과 28일북한 경비정이 잇달아 NLL을침범했는데도 군은 특별한 경계를 펴지 않았다
이날도 군은 북한 경비정의 남하를 '단순월경'정도로 보고 북측 경비정의 유효사거리 내로 쉽게 접근했다.
99년에는 초계함이나 공군 전투기까지 작전에 투입했지만 이날은 무장이 빈약한 고속정들만 현장으로 이동시켰다.군은 이에 대해 '우리 고속정의 피해 소식을 듣고서 즉시 초계함 2척을 이동시켰고,서산 상공에 초계 비행 중이던 KF-16전투기 2대는 사건이 확대되지 않은 채 종료돼 투입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더욱이 선제공격을 금지하고 있는 해상 교전규칙도 우리 경비정의 대응을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우리 군은 서해대전이후 경비강화를 지시했으나 여전히 '경고방송-경고사격-위협사격-격파사격'의 순서를 지켜야만 한다.정치권 등에서는 군의 안이한 상황판단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어 추후 책임소재도 상당한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권혁범기자
김성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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