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리를 떠난 문화재에 관한 조사보고서, 하나'“널리 통용되고 있는 문화재에 관한 설명 중에는 부정확한 것이 많았고, 기록조차 남겨져 있지 않은 것이 태반이었으며 설령 기록이 있더라도 사실관계가 뒤죽박죽이거나 심지어 내용을 잘못 옮겨 적은 경우도 허다했다.”
이순우(40) 밸류투자자문회사 상무가 펴낸 ‘제자리를 떠난 문화재에 관한 조사보고서, 하나’는 이렇게 일제시대의 풍랑 속에서 제자리를 지키지 못하고 낯선 곳에 세워져 있는 석탑, 부도, 탑비, 석등, 석불, 철불들의 행방을 좇은 책이다.
저자는 증권과 기업, 주식투자에 대한 책을 5권이나 낸 ‘증권맨’. 여행삼아 옛 절터를 기웃거리다가 어디론가 사라진 문화재의 흔적과 이동경위에 대한 궁금증을 가진 것이 책을 펴낸 계기가 됐다.
아마추어 문화재전문가인 저자는 주말마다 국립중앙도서관과 국회도서관을 들락거리며 관련 기록을 찾고 현지 답사를 통해 사실관계를 확인했다.
책에는 일제강점기 때 조선총독부에 의해 강제로 옮겨져 현재 경복궁의 야외전시구역에 전시 중인 석조 문화재의 행적이 자세히 소개되고 있다.
저자는 강원 원주시 흥법사지에 있다가 일제에 의해 서울로 옮겨진 것으로 알려진 염거화상탑(국보 104호)에 대해서는 일본 고적조사서를 근거로 원래 위치가 경기 가평의 종현암지였다고 주장한다.
천수사삼층석탑은 원래 가마지삼층석탑 중의 하나였던 것이 박물관 수장품 카드 작성과정에서 빚어진 오류 때문에 천수사석탑으로 둔갑했다는 주장도 펼친다.
이밖에도 책에는 수십장의 사진과 지도, 지광국사현묘탑의 일본 반출 경위를 소상히 적고 있는 ‘현묘탑강탈시말(玄妙塔强奪始末)’등 희귀 자료가 실려 있다.
김영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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