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은행은 2001년 기업경영 분석을 발표했다.우리나라 제조업은 주식발행, 출자전환 및 채무면제 등으로 기업 부채비율이 1967년(151.2%)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인 182.2%를 기록하여 재무구조가 개선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수익성은 매출부진 등으로 1,000원어치를 팔 경우 제조원가를 뺀 영업이익은 55원, 금융비용과 환차손을 제외한 경상이익은 4원에 불과하다.
그리고 기업의 영업이익으로 금융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업체가 28.6%에 이른다는 수치도 기업을 바라보는 우리의 마음을 어둡게 한다.
그러나 이들 통계의 이면을 보면 몇 가지 긍정적 요소를 발견할 수 있다. 우선 회계의 투명성이다. 최근 발표되는 기업의 실적은 보수적 회계처리에서 나오는 이익이다.
이제 각 기업은 기업의 현금흐름(cash-flow)을 최우선으로 하는 경영에 관심이 높아져 적극적 대손상각과 충당금설정 및 재고자산 처분손을 내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나온 지난해의 경영지표는 결코 나쁘다고 할 수 없다. 둘째는 기업경영이 부채중심 경영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각 기업은 자본시장에서 원활한 자본조달(equity-financing)을 통해 경영을 하고 있다.
전년도 제조업 부채비율이 182%로 이는 미국(2001년ㆍ159.4%)이나 일본(2000년ㆍ159.7%)에 비해 크게 뒤지지 않는 상황이다.
셋째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제적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를 제외한다면 국내 기업의 매출액 경상이익률이 0.6%P나 떨어진다고 한다.
국가 경제력이 한두 기업에 집중되는 위험도 있지만 세계적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국제환경을 생각하면 부정적으로만 여길 필요는 없다.
노키아 경우 핀란드 경제성장의 1/3을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미시적 접근 외에도 거시적 측면에서 한국경제는 과거에 보지 못한 획기적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전통경제와 IT경제의 적절한 조합, 구조조정을 통한 기업가치의 상향 움직임, 외국인의 직접투자 및 주식투자를 통한 한국기업 지배구조(Corporate governance)의 개선 등이 그것이다.
거래소 통계에 의하면 2001년 기업의 ROE(자기자본 이익률)는 7.91%로서 우량급 회사채 금리를 상회하고 있다. 2002년 추정치도 12%로 기업의 자기자본 이익률이 시장금리의 2배에 접근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한국 시장에 주식의 장기적 투자를 가능케 하고 있다고 보인다.
주식에 투자하고 있는 국민의 대다수는 아직도 한국시장을 불안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최근의 폭락 장세에서는 더욱 그렇다.
그러나 제비가 돌아오고 새싹이 올라와야만 봄이 되는 것이 아닌 것처럼 한국기업과 한국경제의 땅 속에는 주식시장의 재도약을 위한 변화가 이미 시작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몇 가지 조건 즉 한국 노동시장의 유연성, 지속적인 구조조정, 한국 정치구조의 선진화 등만 전제된다면 우리의 바람인 주가 1,000P 시대는 더욱 빨리 다가올 것이다.
장인환 KTB자산운용㈜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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