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진검 승부다. 우승컵과 골든슈, ‘두 마리 토끼’를 쫓는 스트라이커의 맞대결은 브라질-독일의 결승전에서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6골로 득점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브라질의 호나우두(26ㆍ인터밀란)와 그 뒤를 쫓는 미로슬라프 클로세(24ㆍ카이저슬라우테른)가 결승전 무대의 두 주인공.
준결승까지 6경기에서 무려 16골을 터뜨린 브라질의 막강 공격진을 이끄는 호나우두는 세계 최고의 스트라이커이다. 질풍 같은 드리블, 어느 위치에서나 슛을 날리는 감각까지 스트라이커의 모든 덕목을 겸비했다.
26일 터키와의 준결승전에서도 수비 3명 사이를 돌파한 뒤 감각적인 오른발 슛으로 결승골을 성공시켰다. 호나우두만이 보여줄 수 있는 묘기였다.
잉글랜드와의 8강전에서 허벅지 부상을 당해 출전 여부도 불투명한 상태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호나우두의 투지는 무서울 정도다.
결승전에 나서는 호나우두의 감회는 남다르다. 천재 스트라이커로 화려하게 등장했던 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4골을 성공시키며 브라질의 결승 진출을 이끌었지만 프랑스와의 결승에서는 컨디션이 악화돼 무득점으로 부진했다. 득점왕은 물론 팀우승까지 놓쳤다. 호나우두는 “이번에는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이에 맞서는 클로세는 이번 대회 들어 혜성처럼 떠오른 신예 스트라이커다. 사우디아라비아전 해트트릭을 시작으로 5골을 모두 헤딩 슛으로 성공시켜, ‘골든 헤드’라는 별명을 얻었다.
좌우 측면 센터링과 프리킥을 헤딩 슛으로 연결시키는 독일의 무시무시한 공중전 능력은 클로세가 상대 골지역에서 제공권을 완전 장악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폴란드 태생의 클로세는 182㎝로 장신은 아니지만 뛰어난 위치 선정과 만만치 않은 점프력을 보유했다. 다만 16강전 이후 골이 터지지 않아 조급한 마음을 다스려야 하는 것이 문제다.
상승세의 호나우두와 클로세의 한 방 대결로 21세기 첫 월드컵과 골든슈의 주인공이 가려지게 됐다.
이범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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